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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전쟁-NAFTA,국경工團 후끈 우리기업도 동승채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 ○… ○… ○… ○… ○… ○… ○… ○… ○… ○… ○… ○… ○… ○… ○… ○… ○… ○… ○… ○… 세계경제의 큰 틀이 재편되고 있다.지난해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의 타결로세계는 바야흐로 새로운 무역질서로 나아가고 있다.전세계를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무역 질서로 엮어가는 새로운 경제질서는 전후 서방의 경제질서 였던 관세와 무역 일반협정(GATT)체제를 포괄하는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체제로 확대돼 나가고 있다.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미국-캐나다-멕시코를 엮는 北美자유무역협정(NAFTA)이 올해 1월1일을 기해발효됐고 유럽 15개국은 유럽동맹조약(일명 마스트리히트조약)안으로 통합되고 있다.아시아-태평양지역도 亞太경제협력(APEC)을 기초로 개방적인 지역주의를 지향하는등 새로운 질서의 바탕을마련했다.세계를 자유무역 질서로 묶는 WTO체제와 각 지역을 경제의 권역 으로 묶는 블록화현상 사이에는 국제적 협력을 기초로 하는 새로운 무역질서와 경제안보를 중시하는 국가적 이익 사이의 상충도 엿보인다.中央日報는 재편되는 국제경제질서에 적응하고 또 도약하기 위해 각국이 어떻게 뛰고 있는지 재편 현장을 특파원의 현지취재를 통해 점검한다.
[편집자註] …○ …○ …○ …○ …○ …○ …○ …○ …○…○ …○ …○ …○ …○ …○ …○ …○ …○ …○ …○ …○ 美國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에서 멕시코의 티후아나로 가는 오타이검문소에는 새로운 세관건물 공사가 한창이다.길이가 1백m나 되는 화물자동차 검사장의 8배는 족히 될 것으로 보이는 길이 4백m 짜리 건물 2채의 확장공사다.
건너편 미국쪽 에서도 비슷한 크기의 세관건물 1채가 세워지고있다. 지난 88년에 비해 5배나 늘어난 멕시코의 대표적 對美무역전진기지인 티후아나와 미국 사이의 물동량이 올해부터 발효된北美자유무역협정(NAFTA)때문에 앞으로 6년후인 2000년까지 10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검문소를 지나 얼마 가지 않아 외국기업들이 투자한 제조공장들,이른바 마킬라도라들이 빽빽이 들어선 공단이 나타난다.마킬라도라는 멕시코 말로는 원래 물방앗간이라는 뜻이지만 이곳에선 외국과 합작한 보세가공공장들을 지칭한다.마킬라도라들은 멕시코 수출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멕시코 전체 마킬라도라 2천1백개중9백여개가 티후아나를 중심으로 한 태평양 연안에 몰려있다.
태평양 연안의 후아레스.멕시코만 연안 동쪽의 마타모로스와 함께 3대 자유무역지대인 티후아나엔 TV등 전자제품과 섬유.화학공장들이 밀집해있는데 이 지역에는 원자재조달의 물류비등이 적게드는 이점을 이용해 한국.일본.대만에서 투자한 회사들이 많이 진출해있다.80년대 후반만 해도 샌디에이고를 찾는 관광객들이 값싼 멕시코 토산품을 사기 위해 건너다녔던 관광쇼핑지역이 이제는 국제적인 對美수출전진기지로 발판을 완전히 구축해가고 있다.
티후아나 상공회의소장 파얀씨는『NAFTA가 티후아나 경제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을 확신한다』면서 더 많은 對美수출과 수입이 티후아나 주민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멕시코의 대형 백화점인「코머시알 메시칼레」의 티후아 나 매장 지배인 알폰소씨는 티후아나 매점에서 팔리는 상품의 20~40%가美製라면서 NAFTA로 생활필수품에 대한 수입관세가 없어지면 값이 5~10% 싸질 것이라며 매출신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 三星전자 멕시코공장의 행정담당 현지직원인 로시야양은새 해에는 폴크스바겐의 소형승용차 제타Ⅲ를 산다는 꿈에 부풀어있다.지금까지 멕시코에서 조립생산되는 제타Ⅲ는 멕시코판매가격이2만1천달러였다.그러나 미국에서는 1만3천달러다 .관세가 철폐되면 당연히 멕시코에서도 1만3천달러로 내려갈 것이므로 그 때는 낡은 차를 처분하고 새차를 사겠다는 것이다.티후아나 주민들,그리고 멕시코 주민들은 모두 이런 부푼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물론 1일부터 당장 관세가 내린 품목도 있다.그러나 대분분은 5년 또는 길게는 15년까지 3단계로 나눠 관세인하가이뤄지도록 되어있어 모든게 일시에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멕시코인들의 기대는 그만큼 큰 것이다.
실제로 이곳에 있는 멕시코의 경제인.지식인들은 이런 당장의 효과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관세가 당장 인하되든,좀 늦어지든 간에 이제는 미국에 물건을수출하고 싶으면 멕시코를 거치지 않을 수 없고 자유무역지대인 이곳 티후아나를 통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韓.日 투자기업들의 투자고문을 맡고 있는 페르난도 세르반테스콘데씨는『미국에 물건을 수출하고 싶으면 멕시코에 와서 공장을 짓고,제품을 만들어 北美産으로 미국에 팔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 진출했던 많은 외국의 합작공장들이 잇따라 실패하고회사를 철수하는 사태가 일고 있는 것을 보아도 세르반테스씨의 권고는 일리가 있다.
이곳에 진출해있는 삼성전자 멕시코공장인 SAMEX는 이런 권고를 따라 가장 급신장하는 사례가 되었다.90년 30만대의 TV생산에서 93년 1백만대의 생산을 기록한 SAMEX는 생산량의 90%를 미국에,나머지를 멕시코의 내수시장에, 그외 일부를볼리비아.파나마로 실어냈다.SAMEX는 중단기 계획으로 생산라인을 2배 이상 확장할 것을 면밀히 검토중이다.만약 NAFTA가 요구하는 北美産으로서의 조건을 충족하면 對美수출관세가 철폐되는 올해부터 최소 3백만달러의 관세 를 물지않아도 되고,對美수출경쟁력은 그만큼 강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멕시코정부는이제 마킬라도라건설의 제한조건들을 거의 없애버렸다.그리고 오는2000년까지는 모든 마킬라도라를 없앨 계획이다.NAFTA가 완전 발효되면「보세가 공」이라는 의미가 없어지고 마킬라도라의 조건이 국내기업과 똑같아져서 굳이 구별이 필요없기 때문이다.그렇게되면 이곳 티후아나의 마킬라도라들도 대변신을 하지 않을 수없을 것이다.
***새로운 장벽 생길듯 그것은 NAFTA가 장기적으로 설치하게 될 새로운 장벽이다.이제는「멕시코공장」으로 진출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멕시코도 그들의 경제적인 위치가 보다 확고해진다면 굳이 마킬라도라에 의존할 생각이 없다.경제성장의 큰 부분을 마킬라도 라에 의존했던 멕시코가 이제 마킬라도라를 넘어서는 계기를 NAFTA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다시 승용차가 세줄로 길게 늘어서 있는 오타이검문소를 지나면서 앞으로 10여년이 지나면 이 티후아나는 더 번성하고 더 많은 공장이 들어서게 될지 모르지만 그때 마킬라도라라는 말은 다시 물방앗간이라는 본래의 뜻으로만 사용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멕시코 티후아나 陳 昌 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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