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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TV드라마 사회개혁 앞장-독재정권시절 性일색 탈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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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브라질.베네수엘라등 남미 각국에서는 TV드라마가 사회개혁에 앞장서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독재정권시절 소위 3S(Sex,Sex and more Sex)로 불릴만큼 섹스만을 주제로 다뤘던 이들 국가의 TV드라마들이 몇년전부터 자유화물결을 타고 그동안 터부시되었던 정치및 사회부정을 주요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이런 정치적 색채가 짙은 드라마『이 길을 따라서』(T-hrough These Streets)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프라임 타임대에 방송돼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인구 1천8백50만명중 반 정도가 시청하는 이 드라마의 주요 소재는 그날 그날 일어나는 굵직한 뉴스들.그러다보니 자연히 정치인들의 부정부패가 자주 방송될 수밖에 없다. 최근 방송된 내용을 보면 정치인 공금횡령,노동조합 관계자들의 노동자 갈취,콜롬비아 마약조직의 침투와 뇌물살포등 대부분이사회의 부정적인 면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와 영향력은 지난 5월에 권좌에서 쫓겨난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前대통령이 이 드라마때문에 밀려났다는 분석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현재 페레스가 공금 1천7백만달러를 횡령했는지 여부를 가리고 있으며,의회에서는 미국에 거액의 부동산을구입한 페레스 애인의 자금출처에 대해 조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이 길을 따라서』는 당시 페레스의 부정을 빗 대 공금을 교묘하게 착복해 애인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주지사 이야기를 내보냈었다.
이런 정치색 짙은 드라마는 4년전 브라질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모든 것을 다바쳐서라도』(Worth Everything)는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는 주인공을 내세웠다.이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당시 주지사였던 페르난도 콜로르 데 메요前대통령이 정치스타로 부상했다.
데 메요는 그러나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의 후속 드라마『이 세계의 주인』(Owner of the World),『이 나라의 구세주』(Saviour of the Nation)등에서자신의 부정스캔들이 소개되면서 결국 탄핵을 당 하는 수모를 겪었다. 브라질에서는 현재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신이여우리를 도우소서』(God Help Us)의 영향으로 빈민지역 주민들이 부자촌을 터는 사건이 빈발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졸부들의 재산이 모두 훔친 것으로 그려져있기때문이다.콜롬비아에서도 이와 비슷한 드라마『권력의 힘』(TheForce of Power)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매주 1회 방송되는 이 프로는 이제 중산층 시민만이 아니라 정치인들이 꼭 시청해야하는 TV프로로 꼽힌다.언제 표적이 될지 모르는 정치인들의 경우 드라마를 통해 미리 낌새를 알아차리고 사태가 더 발전하기 전에 대비책을 세워야하기 때문이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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