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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시설 2곳」 사찰 최대난제/북핵해법 찾기 어떻게 돼가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서 대미수교와 일괄타결 고수/“3차회담뒤 남북대화” 수순예상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은 쟁점들이 어떻게 조정되고 마지막 해결은 어떤 수순을 밟을 것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이후 다섯차례 북미 뉴욕접촉의 핵심쟁점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범위와 남북대화 재개시기로 요약된다.
먼저 IAEA의 핵사찰 수위와 관련,북한은 지난 20일 IAEA에 신고한 7개 핵시설에 대해 모두 사찰을 받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북한은 7개 시설중 5MW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등 2개 핵심시설에 대해서는 봉인장치 확인 및 카메라필름 교체는 허용하되,사찰재개는 IAEA 협상팀 입국이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이와 동시에 5개 시설에 대한 사찰이 재개될 경우 북미 3단계 회담의 개최와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발표를 요구했다.
이는 과거 5개 시설만 사찰받겠다는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북한이 92년 IAEA와의 핵안전조치협정 비준이후 여섯차례 진행된 통상 및 임시사찰 수준의 사찰재개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아직도 한미 양국 및 사찰주체인 IAEA와 이견이 완전해소된 것은 아니다.
북한은 한미 양국은 물론 IAEA가 그동안 요구해온 영변의 2개 미신고시설이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사찰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5MW 원자로 및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사찰만 허용해도 플루토늄의 추출량이 어느 정도 밝혀지는 등 북미 3단계 회담에서 미와의 수교 등과 일괄타결하겠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한미는 2개 미신고시설에 대한 핵사찰이 이뤄져야 북한 핵의 투명성이 확보됐다는 입장을 지켜왔고 IAEA도 지난 2월 대북 결의안 채택시 특별사찰(미신고시설에 대한) 결의를 한만큼 미국과 IAEA가 북한의 입장에 선뜻 찬성할지 의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은 이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북한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합의가 이뤄지면 핵사찰은 ▲5개 시설의 사찰재개 ▲북미 3단계 회담에서의 합의를 통한 5MW 원자로 및 방사화학실험실 사찰 ▲북미 고위정치 회담에서 타결을 통한 미신고시설 사찰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신고시설에 대한 사찰,즉 북한 핵의 완전한 투명성 확보는 남북 상호 핵사찰과의 접목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핵의 투명성 확보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사찰결과 플루토늄 추출량이 많을 경우 핵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두번째 쟁점은 남북대화가 북미회담 전에 열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10일 실무접촉에서 남북대화는 북미 3단계 회담이후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
게다가 남북대화를 위해서는 남한이 ▲국제공조체제의 포기 ▲팀스피리트훈련을 포함한 핵전쟁연습 중지의 선조치를 요구해왔다.
이같은 입장은 남북대화의 실질적 진전이 북미 3단계 회담의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해온 한미의 입장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미는 국제사찰이 우선이라는 입장에서 남북대화를 뒤로 미룰 수 있음을 양해했지만 대화의 수준과 관련해 조정이 필요하다.
남북대화가 재개된다해도 이것이 IAEA의 사찰과 맞물려 남북 동시사찰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결국 북한 핵문제 해결을 둘러싼 게임은 IAEA 사찰팀 방북에 맞춰 북미 3단계 회담일정 제시 및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발표,그리고 남북대화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판단된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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