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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입무엇이문제인가>4.인재활용 못하는 국방과학연구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985년 삼각지 육군본부 면회소 옆 허름한 바라크 건물에 몇 사람의 영관장교가 초라하게 앉아 있었다.전방에서 갓 전입온중령 한 사람이 3천8백억원의 사업을 관리하고 있었고,소령 한사람이 1천8백억원의 사업을 관리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에서 가장 높은 봉급을 받는 3천여명의 과학자 집단인 국방과학연구소(ADD)는 기껏 1천3백억원의 사업에 매달려있었다. ADD는 국내업체를 상대로 기술수준이 비교적 낮은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개발이라고 해봐야 ADD가 연습지 위에 대략적인 그림만 그려주면 자세한 설계는 업체가 알아서 하는 식으로 이뤄졌다.엄청난 상전이다.날이 갈수록 ADD라는 조직은 경직성을 더해갔다.과제 수행방법이 창의력을 퇴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軍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과학자 집단이 전체 율곡사업 예산의 불과 5%를 타다가 업체와의 개발비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4조원의 율곡사업 예산은 전방으로부터 영문도 모르고 전입된 소수의 비전문 요원들이 관리해왔다.해외 장비는 최고급 기술장비다.국산장비는 최고급 과학자들이 다루게 하고 값비싼 최고급 해외 장비는 영어조차 낯설어하는 전방장교들이 다뤄왔다.때로는 알면서,때로는 영문도 모르면서 엄청난 국방비를 증발시키고있는 것이다.인력 사용에 대한 군의 균형 감각이 실종된 것이다.「율곡의 패러독스」다.외국에 나가 공부한 젊은 박사들이 군복무를 필하기 위해 입대했다.엄청난 자원이다.군은 이들을 사용할줄 몰라 장군실 당번병으로 배치하고 있다.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는 조그만 영빈관이 하나 ■ 었다.국방과학에 대한 朴正熙대통령의 현장 지휘소였다.그 영빈관은 지금 파티장으로 변했다.그후 아무도 그 방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과학 리더십의 실종을 상징해주는 것이다.군은 무엇이 군의 과학화인지를 모르고 있다. 1985년 7월1일부터 공군의 일대 숙원 사업이었던 방공자동화 시스팀이 가동되기 시작했다.3천억원어치짜리 미증유의 최대 사업이었다.한반도 상공에 떠있는 새 한마리까지도 모두 잡아낼 수 있다던 소프트웨어 장비가 중국에서 넘어온 3대 의 항공기를 다 놓쳐버렸다.IL-28은 온 하늘을 헤매면서 구조를 요청하다가 연료 부족으로 이리지역 논바닥에 추락했으며 대형 민항기는 원주 비행장에 불시착했다.그 3천억원짜리 장비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장난감 같은 소프트웨어 장 비였다.그 안에 내장된 수학로직으로는 죽었다 깨나도 비행기를 잡을 수 없었다.
단돈 25달러의 가치도 없는 장비가 지금도 3천여명의 엄청난 인력과 운영비를 흡수하면서 단지 공군의 체면을 위해 폼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군 연구소가 휴즈社 사업책임자를 불러 따졌다.휴즈사 책임자가 소프트웨어를 수정해주겠다고 말했다.그가 공군을 방문해 같은 취지의 의사를 전달하자 공군은 펄쩍 뛰었다.
미국 책임자가 잘못된 것을 인정했는데도 장비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체면을 위해 서였다.
***性能모르고 구입 자동화 부품중에 MIU라는 것이 있다.
98개에 47억원이었다.83년에 미국 4-C社가 불량품을 보내왔다.이는 특검단에 의해 문제화됐다.그러나 공군은 이상없다고 항변했다.86년10월 합참 주관으로 시험이 실시됐다.그전에 공군은 K라 는 소규모 기술업체에 정비해줄 것을 간청했다.4-C사에 줄 22억원의 잔금으로 과제를 주겠다고 약속했다.총장직인이 찍힌 공문까지 보내왔다.K社는 20여개의 MIU를 자비로 정비해 주었다.합참 시험에 합격하자 공군은 체면이 서게 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재판에 제소돼야 할 4-C社에 오히려 잔금모두가 지급됐다.공군은 K사에 줄 돈이 없었다.K사 대표는 그일로 부도를 내 옥살이까지 했다.
해군에는 자동화사업이 추진됐다.6년간의 숙원사업이 스페리社와8천만달러에 계약될 찰나였다.공군 자동화의 문제점을 기무사로부터 보고받은 全斗煥대통령은 해군 자동화사업을 긴급 중단시켰다.
지금 해군은 같은 사업을 리튼社와 1천7백만달러 에 계약해 새로 추진하고 있다.춤추는 가격이다.1천7백만달러짜리 사업 내용의 건실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군전체가 소프트웨어 장비의 가격과 성능을 평가하지도 못하면서 장비를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최첨 단 장비는 소프트웨어 장비다.앞으로의 국방비는 점점 더 많은 소프트웨어 장비를 구입하는데 사용될 것이다.그러나 이들을 평가할 만한 사람들은 별로 없다.있다해도 여기저기 흩어져있다.이는 1백명의 야전장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단 한사람이라도 최고급 수학으로 무장된 과학적 전문가라야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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