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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사기 추궁 청문회 방불-李국방 군간부 상견례 하던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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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李炳台국방부장관 취임후 국방부.합참.각군본부 간부들과의 22일 첫 만남은「최초의 공개 상견례」라는 이례적 형식으로 마치 청문회와 같은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먼저 美國의 베시와 메이어장군이 선후배이면서도 앞서가고 뒤서갔던 예를 들며『별도의 인사는 없다』는 방침을 천명한 李장관은「상식에 근거한 질문 몇가지」라고 전제한뒤 李洙翼군수본부장.安炳吉2차관보.劉在烈군수국장.張炳勇특검단장.林載文기 무사령관을 차례로 직접 지명해가며 포탄수입 사기사건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군수본부의 처장.과장은 뭘 하나요.』『결산은 어떻게 하나요.』『윗사람은 어느정도 열성을 갖고 점검을 하나요.』 간부들이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조용하면서도 매섭게 따지자 李본부장은 진땀을 흘리며 쩔쩔 맸고,李장관은 특검단과 군수국 관련 장성들을계속 추궁해 상견례실은 바깥 날씨처럼 찬바람이 일었다.
李장관의 추궁에 李군수본부장은 군수본부 외자파트에 대한 관리가 심각할 정도로 허술하다고 실토했다.○○○명의 장교와 군무원등이 근무하며 연간 실무자 1인당 담당 계약건수는 내자파트가 4~6건,외자파트는 10건 정도지만 미결 사업의 이월등을 합치면 1인당 거의 1백건 가까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또 모두 일일결산과 주별.월별.분기별 심사분석을 하고 상급자들은 이 회의를 통해 업무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장관은『日단위.週단위.月단위 감시체계가 적절하게 가동됐다면이번 사기사건이 어떻게 그처럼 오랫동안 감춰질 수 있었느냐』고추궁했으며 우선 많은 사업을 추진하는 외자파트에 부장.차장이 볼 수 있는 업무총괄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계속된 대답에 어이없어 하던 李장관은 진땀을 흘리는 李본부장에게『본부장 스스로도 이해가 안가지요』라고 수차례 되묻고는『컴퓨터 시대에 창설된지 20년이 넘은 군수본부가 어떻게 이처럼 허술하게 운영될수 있느냐』고 장탄식하고 말았다.
이어 李장관의 질문은 林載文기무사령관으로 옮겨졌다.기무사가 언제 이 사건을 알았고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었다.林사령관은『기무사 요원 4명이 군수본부에 파견돼 있지만 대간첩차원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조사.감독 기능은 없다』고 대 답했다.
과거와 달리 기자들도 참석한 첫상견례에서 李장관은 또『특검단은 무엇을 했느냐』『국방부엔 감사기능이 없느냐』『이같은 사건이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느냐』고 물었다.
신통한 대답을 못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장군들에게 李장관은『이렇게 관리를 하며 어떻게 국민들에게 국방예산을 더 달라고 할수 있느냐』고 질문겸 탄식을 했다.
〈安成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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