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드컵 전문가들 16강 조심스런 낙관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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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축구의 숙원인 월드컵대회 본선 1승은 가능할 것인가.
아시아국가로는 최초로 3회연속 월드컵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내년 6월18일부터 7월18일(한국시간)까지 한달동안 미국 9개도시에서 벌어지는 제15회대회에서 사상 처음 1승과 함께 내심16강진출까지 넘보고있다.
한국은 54년 스위스대회 출전이후 세차례의 월드컵본선에서 86년 멕시코대회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을뿐 1무7패의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더구나 한국은 20일 대진추첨에서 세계최강이자 지난대회 우승팀인 독일을 비롯,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국 스페인,남미의 강호 볼리비아등과 예선C조에 편성됨으로써 목표인 1승마저 불투명해진어려운 상황을 맞고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1승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잘만 대비한다면 1승1무까지도 바라볼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남은 6개월동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얼마나 철저히 준비,강인한 정신력.체력을 바탕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특히 한국팀 1승의 제물로 볼리비아를 꼽고 첫경기인 스페인과도 잘만하면 무승부까지는 버틸 수 있 을 것이라는분석이다.
볼리비아는 역대 월드컵본선에서 한국이 만난 팀중 불가리아 다음으로 약체인데다 기복이 심한 전력을 갖고있는「안방 호랑이」로평가되고 있다.
남미 B조예선에서 5승1무2패로 우루과이를 제치고 조2위로 본선에 올랐지만 내용을 놓고보면 그다지 신통치않았다.
해발2천8백m의 수도 라파스에서 벌어진 1차예선에서 볼리비아는 브라질을 2-0으로 완파하는등 4전승을 거두었지만 상파울루에서 벌어진 2차예선에서는 브라질에 6-0으로 참패하는등 1승1무2패를 기록,가까스로 예선을 통과했다.
볼리비아는 초청된 30년과 50년대회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치열한 지역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미국대회 출전24개국중 볼리비아는 역대대회에서 노르웨이(1패)와 함께 본선에서 전패(3패),한국보다 나을것이 없다.
볼리비아의 강점은 남미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공격력.리베로를 두는 5-4-1시스팀을 구사하는 볼리비아는 예선에서 4골과 5골을 각각 기록한 에체베라.산체스,그리고 멜가르가 이끄는 미드필더가 강하며 특히 최전방 에 나서는 골게터 라마요(7골)가 위협적이다.
반면 볼리비아는 예선 11실점이 말해주듯 수비에 취약점이 있으며 남미 최약체인 에콰도르와 1-0,1-1로 비기는등 전력의기복이 심하다.
게다가 한국은 체력.조직력을 앞세운 유럽축구에는 약한 반면 잔재주와 개인기를 앞세운 남미축구에는 강한 면모를 보여 앞으로남은 기간 훈련여하에 따라 충분히 승산도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예상한다.
▲朴鍾煥일화감독=1승이라도 바란다면 지금부터 완벽한 조직훈련을 통해 기계처럼 움직일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 올려놓아야 한다.실전경험도 중요하지만 기초체력과 지구력연마에 최선을 다해야한다.볼리비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해볼만하다.
▲李會澤前월드컵감독=이탈리아대회보다 더 힘든 상황이다.3팀중비교적 약체인 볼리비아에 승부를 걸수밖에 없지만 스페인과의 첫경기에도 무승부작전을 걸어볼만 하다.이탈리아대회에서 3-1로 졌지만 전반에 1-1로 비긴 전력이 있어 체력으 로 버틴다면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車範根현대감독=월드컵본선에서 쉬운 상대는 하나도 없다.어차피 우리의 수준으로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한 한국 특유의 조직력만 살린다면 결코 비관적인 것 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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