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닥터지바고 공연차 내한 러시아 티에트리.이리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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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러시아의 극단 모스크바원형극장이『닥터 지바고』공연차 내한,22~28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상연을 시발로 94년1월20일까지 부산등 6개 지방도시 공연에 들어간다.
80년 설립된 원형극장은 연극사 초기의 둥근 무대를 재현,배우가 관객사이를 다니며 연기하는등 사실주의 무대의「권태로움」을벗어나려는 이색극단이다.
『겨울햇살이 밝고 모스크바에 비해 시민들에게서 어떤 자유로움을 느낀다』는게 주연배우 야쳅스키 티에트리(32.지바고役)와 마레제노바 이리나(35.라라役)의 서울 첫 인상.
-원형무대에 대해.
『연극은 영화처럼 보면 안된다.관객과의 심리적.육체적 친근감이 중요하다.원형무대는 이 일치감을 높여준다.앞으로 독립된 무대형식으로 참신하게 자리잡을 것이다.』 -유럽에서의 반응은.
『원형무대는 우리극단이 유일하다.매년 순회공연을 하는데 극단인기조사를 하면 늘 상위에 랭크된다.』 -『닥터 지바고』는 한국관객도 소설.영화로 잘 안다.뭘 보여주고 싶은가.
『물론 휴머니즘이 우선이다.영화는 아무래도 상업적이고,소설은과거의 기록같아 오늘에서의 의미를 캐기가 좀 어렵다.연극은 이두 장르의 단점을 보완,저자인 파스테르나크의 뜻을 되살리되 우리극단의 해석도 보여줄 예정이다.』 -파스테르나크의 관점이 舊蘇聯에서 문제가 됐는데.
『초기엔 제약이 있었다.이제 이데올로기도 바뀌고 시대도 바뀌었다.과거의 고통은 어떤 통시대적 도덕관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한국의 분단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우선하는 도덕의 눈에 충실할 때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것같다.』 남자배우 티에트리는 극중 지바고의 말을 인용,『인간에 대한 모든 압박은 범죄다』라는 것을 러시아의 젊은이로서 믿는다고 했다.
-지바고와 라라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지바고는 러시아말로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는 뜻이다.혁명속이든 뭐든 소설에서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 가령 라라같은 사람은 도와주어야 한다.라라에게서는 善을 추구하는 여자의 본성이 숨쉰다.』 한국공연이 자신있느냐는 질문에는『백번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고 했다.
〈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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