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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능선이 부른다-적설기 산행 준비와 주의사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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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흰눈이 쌓인 겨울산은 신비롭다.그러나 겨울산은 아름다운 만큼위험하다.겨울산에서는 추위와 폭설.눈사태등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안전산행을 위협한다.
92년 1월1일 신년 산행에 나섰던 등산객 2백24명이 설악산 화채능선에서 조난,12시간을 헤맨 끝에 구조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대청봉에 올랐다가 희운각대피소로 하산한다는 것이 화채능선으로 빠져 헤맸다.당시 이들을 구조한 구조대원들에 따르면 조난자 대부분이 청바지에 스웨터차림이었으며 겨울산행 경험이많지 않은 리더가 많은 등산객을 인솔했다고 한다.
겨울산 최대의 적은 추위와 눈이다.일기예보에 영하 2도 초속10m의 바람이 분다고 했다면 실제 1천m이상의 산에서 느끼는체감온도는 영하 20도에 가깝다.눈은 잘 뭉쳐지지 않는 건설과그렇지 않는 습설이 있다.습설은 걸음을 무겁게 하 고 등산복에묻어 옷을 젖게 한다.따라서 눈길에서의 산행은 평소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겨울산행에 앞서 방한.방풍 장비를 꼼꼼히 챙기고 경험이 풍부한 리더를 앞세워 산행에 임해야 눈꽃이 핀 겨울산을 만끽할 수 있다.
◇장비=겨울산행의 장비는 추위와 눈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눈에 대처하는 장비로 아이젠.스패츠.동계용 방수 등산화.스키 스톡등이 있다.아이젠은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장비로 4발과 6발이 있다.스패츠는 등산화나 바짓가랑이 속으로 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준다.등산화는 방수용으로모양말 두 켤레를 신고도 넉넉할 만큼 큰 것을 고른다.또한 산행 전에는 방수왁스를 발라두는 것이 좋다.적설기에 산행할 때 스키 스톡도 필수적인 장비의 하나다 .경사가 급한 등산로를 오를 때 스키 스톡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장=겨울추위에 대비한 산행 복장은 모바지와 모남방이 기본복장이다.추위가 심하면 모남방 위에 스웨터를 껴입고 산행하면 되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면 윈드 재킷이나 오버 트라우저를 덧입으면 된다.이밖에 모자와 장갑을 준비한다.모자는 보통 벙거지로불리는 털모자가 답답하기는 하지만 보온력이 뛰어나다.모자가 귀찮은 사람들 중에는 이어 밴드를 하는 사람도 있다.
◇산행수칙=겨울산행은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해가 짧기 때문이다.해가 뜨기 전에 산행을 시작해 해가 지기 전에 산행을 마치는 것이 겨울산행의 절대원칙이다.겨울산행의 또하나의 원칙이라면 자신의 체력이 열이라면 일 곱은 쓰고 나머지 셋은 산행이 끝날 때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만일 조난당할 경우를 대비해 지치지 말고 허기지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자신의 체력으로 무리다 싶은 산행코스는 피하고 산행 중이라도체력적으로 무리가 오면 즉시 하산하도 록 한다.
쉽게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열량높은 간식을 쉬는 틈틈이 억지로라도 먹어두는 것이 현명하다.권할 만한 간식으로는 초컬릿.비스킷.사탕.양갱.오징어.땅콩등.술이 혈액순환에 좋다고 산행중 상습적으로 마시거나 정상주(頂上酒)라고 하면서 마 시는데 산행중 음주는 절대금물이다.
겨울산행의 경험은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따라서 처음부터 무리하게 높고 큰 산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당일산행이 가능한 산부터 오르는 것이 좋다.
따라서 설악산.지리산.덕유산등을 종주하는 코스는 피하는 것이좋겠다.초보자들도 무난히 오를 수 있는 산으로는 국립공원 월악산(1,097m).소백산(1,439m)과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1,288m),강원도 철암의 태백산(1,567m),충 북 괴산의 조령산(1,017m),경기도 가평의 국망봉(1,168m)등을 꼽을 수 있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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