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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광장>병원 경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병원을 한번 방문해본 사람들은 병원에는 의사 외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이 의사를 돕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병원 조직및 구성원이 엄청나게 복잡하고 경영에 고도의 전문 기술이 요구된다는 점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큰 규모의 병원에는 의사나 간호사 외에도 약 80종류의 전문직이 있고 많은 숫자의 진료보조직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병원의 총 운영비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을 뿐만아니라 전문직은 배타성이 강하고 서로간의 업무범위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조직.인사관리가 복잡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의학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그리고 더욱 쾌적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병원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할수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인건비가 병원 총비용의 70~80%수준이어서 조직.인사 운영의 효율성 증대가 병원경영의 사활에관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병원은 24시간 계속 움직여야 하며 어떠한 응급상황에서도 생명을 보호할수 있도록 항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예고없이 2~3분간 정전이 된다면 기계로 호흡을 유지하는 중환자들이나 수술중인 환자들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나날이 발전되는 의학기술을 따라가고 의료수요의 증대에 대비해 병원은 끊임없이 새로운 의료장비를 사들이고 또 신.증축을해야 한다.
투자의 시기와 그 크기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병원은 큰 손해를 입게 마련이며 가끔 도산하는 수도 있다.
병원경영에서는 이윤 극대화만이 능사가 아니다.환자의 생명을 다루므로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적 성격을 뚜렷이 하고 있다.
병원의 경영자는 일반경영 전문기법을 숙지하고 있는 동시에 의료의 비영리적 본질을 정확히 이해할수 있어야 한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병원은 임상진료 종사의 연륜이 오래되고 신망이 높은 의사를 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관례로 해오고 있다. 그러나 신망이 높은 의사가 꼭 훌륭한 경영자와 일치하는것은 아니다.병원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곱지 않은 요즈음병원의 합리적 경영이 국민 건강확보에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할때우리나라도 병원경영 전문가를 보다 많이 양성하고 또 이들을 병원경영에 중용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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