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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경제 어떻게 풀릴까-국내 업종별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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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내년도 국내경기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업종별로 호.불황이 크게엇갈릴 것으로 보인다.엔高의 효과로 수출을 크게 늘리면서 고속으로 성장하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내수부진에 발목이 잡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업종이 나오는등 명암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우선 반도체.자동차.조선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제조업의 경기를 주도할 트로이카로 꼽힌다.엔高의 순풍이 계속돼 수출이 잘 되는데다 경기가 서서히 회복돼 내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공급부족현상이 이어져 수출이 계속 호황을 누리며 전자업계의 주축상품으로 각광받을 것같다.또 엔高로 日本반도체의 가격이 최근 연초보다 20%정도 오른 상태이므로 가격경쟁력도 상당기간 우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日本업체들의 생산시설증설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공급물량이 늘어 수출증가율이 다소 주춤해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해운사들이 내년부터 2000년까지 70척이상(해운항만청집계)의 노후선박을 교체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유례없는 내수호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엔高로 인해 국내의 선박건조비가 경쟁국인 日本의 80%수준을 밑돌고 있어 가격을 바탕으로 한 국제경쟁력도 계속 한걸음 앞서갈 전망이다.
***자동차 엔高덕분으로 日本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특히 現代의 쏘나타Ⅱ는 日本 혼다의 빅히트작품인 어코드와 겨루고있을 정도로 지위가 격상되고 있다.내수규모도 올해보다 15.4% 늘어난 1백67만대(기아경제연구소 전망)에 달해 안팎으로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그러나 美國등 선진국의 배기가스규제가 강화되는등 환경장벽이 높아지고 있어 이분야의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家 電 엔高가 계속되고 동남아의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수출은 올해보다 8.8%(삼성경제연구소 전망)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대우.금성등 가전3社들은 내수시장의 부진을 뚫기 위해 지난해부터 값비싼 대형 냉장고.세탁기.에어컨등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해외시장에서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어 수출이 늘고 있다고밝혔다. 그러나 금융실명제이후 무자료상들의 거래가 어려워지면서내수시장은 상당기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로 컬러TV.카스테레오.라디오등이 美國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
***컴퓨터 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하고 있는 실정이다.美國.
日本업체들의 주문자상표부착(OEM) 수주량이 PC본체및 모니터를 중심으로 늘고 있어 수출은 올해보다 40%정도 증가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도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부진해 국제경쟁력이 안심할수준은 못된다.또 日本기업들이 인건비부담이 싼 동남아지역으로 공장을 옮겨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철강.기계 수출부진을 내수로 커버할 것으로 보인다.中國의 긴축정책으로 수출은 계속 정체를 보이겠지만 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확충과 자동차.조선등 관련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재미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업계에서는 내년도 철강.일반기계의 내수판매는올 해에 비해 8.7%,6.6% 각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건 설 주택2백만호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주택부문의건설물량이 줄어들지만 정부가 사회간접자본투자를 시작하면서 대형공공공사 중심으로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전망이다.
특히 공공부문의 경우 京釜고속철도사업과 관련된 공사가 본격적으로 발주되고 공항.항만들의 시설확충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건축허가면적은 올해보다 6% 늘어나고 국내건설공사 계약액도 14.5% 증가한 45조1천억원(럭 키금성경제연구소 전망)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공급과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업계의 불황카르텔을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터널속에 들어선 상태다.내수는 올해보다 7%(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전망)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져적자가 계속 쌓일 것으로 우려된다.
***섬 유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인건비부담으로 가격경쟁력을 잃어 내년에도 수출은 침체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또 국내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내수도 정체를 보이고 있다.
다만 폴리에스터를 중심으로 한 직물류의 수출이 유일하게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유 통 내수부진에다 금융실명제의 충격으로 지난 92년부터 계속돼온 하향추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올 상반기까지 성장곡선을 그리던 백화점들도 지역마다 포화상태를 이뤄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고 전자상가.재래시장.주류판매상등은 무자료거래가 끊기면서 급격한 위축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대형아파트단지에 들어선 체인형 슈퍼마킷의 경우 소비자들의 알뜰구매심리가 확산됨에 따라 내년엔 10~15%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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