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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즌 남성 구직자들 '매력남 과외' 수강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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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국내 500대 기업들이 최대 1만6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공개 채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2% 정도 늘어난 수치다. 바야흐로 때는 취업시즌. 채용시장에 매물로 나온 구직자들은 최종 관문인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 벌써부터 이미지 만들기에 분주하다. 최근엔 여성뿐 아니라 남성 구직자들도 면접관의 눈에 띄기 위해 이미지 컨설팅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남녀 비율 ‘반반’=이미지 컨설팅 업체에서 자신의 외향을 검증받는 구직자 중 남녀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복수의 이미지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남녀 반반’이다. 2년 전만해도 이미지 컨설팅 업체를 방문하는 사람은 주로 방송사나 항공사, 호텔 업계의 전문직을 준비하는 여성들이었지만, 최근에는 남성 구직자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력서만으로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압박면접, 1대1 면접, 합숙면접 등 다양해진 면접 방식이 최대 관문으로 떠올랐고 이를 위해선 ‘내가 이 회사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가’를 인식시켜야 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깔끔한 외모 뿐 아니라 자신감 있는 표정, 논리정연한 화법, 면접실에서의 예의 등이 당락의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에 비해 남성은 이 부분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인사 담당자 9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외모와 인상이 면접에 미치는 영향’에서 62.0%(592명)가 ‘인상 때문에 감점을 준 남성 지원자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감점을 준 인상으로는 ‘자신감 없는 표정’(26.7%), ‘우울한 인상’(17.2%), ‘무표정’(13.9%) 등이었다. ‘인’ 컨설팅 이정은 대표는 “취업박람회를 주최할 땐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4:6의 비율로 더 관심을 갖는다”며 “여성은 자기들끼리의 서로 조언하고 고쳐주는 반면 남성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다소 비싼게 ‘흠’=전문 업체에서 이미지 컨설팅을 받으면 수강료가 다소 비싼 편이다. 5명 이상이 모여 주1회(월 4회) 수업을 받을 경우 A업체는 20만원, B업체는 25만원이다. 1대1 개인 맞춤형일 경우는 회당 평균 20만원. 보통 3회의 커리큘럼으로 진행하면 60만원까지 든다. 그러나 구직자들은 “이왕 받을 수업이면 실력 있는 강사에게 배우겠다”며 인기 강사에게 몰리고 있다. 일부 강사는 예약까지 해야 한다. 커리큘럼은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개인 이미지 지수 체크, 표정 훈련법, 상황별 인사법, 커뮤니케이션 기법, 보이스 트레이닝, 면접 복장 연출법, 면접 매너, 난처한 상황 대처 방법 등이다.

최근 이미지 컨설팅을 받은 정민수(28)씨는 “미간에 주름이 질 정도로 찡그리는 버릇이 있었는데 교육을 받고 쓴소리를 듣고 많이 고쳤다”며 “두 차례 모의 면접을 봐서 긴장감도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건설업체에 취업한 김대종(27)씨는 “직장을 구하는 남성에게 이미지 수업과 관리는 필수”라며 “나 자신을 꾸미는 것이 취업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기업에서는 지원자의 이목구비 하나하나의 생김새보다는 자신감 있는 모습과 웃는 표정을 유심히 살핀다”며 “(이미지 메이킹을) 배웠다고 해서 너무 튀면 안되고 흐름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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