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삼성전자 명예박사 1호 LCD기술팀장 장원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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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엔지니어로서 전문성을 인정받게 돼 뿌듯합니다.일본등 선진국에서는 匠人의 업적을 인정,논문을 통해 학위를 수여하고 있어요.국내에는 名匠제도가 있지만 기능인들에게만 한정돼 있어 아쉽습니다.』 삼성전자(대표 金光浩)가 최근 신제품.신기술개발을 통해 회사와 국가발전에 기여한 학사출신 전문기술인들에게「명예박사」학위수여및 호봉승급, 박사학위 수당 1년간 지급등 국내 최초의 이색제도를 채택했다.
동료 5명과 함께 이제도 도입에 따라 1호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본부 특수사업부 LCD기술팀장 張元基씨(38)는 산업체 명예학위가 자신의 영광이라기보다 모든 엔지니어들에 대한 인정의 상징이라고 기뻐했다.81년 연세 대 화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시로서는 자신의 전공과는 어울리지 않는 컴퓨터반도체사업분야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본부에 배치돼 만 12년동안 컴퓨터반도체산업분야를 개척하고 이끌면서 반도체메모리부문을 세계1위로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본래 플랜트엔지니어링에 관심이 있어 그룹공채때 삼성엔지니어링에 지원했었습니다.사장면담후 뜻밖에 전자반도체분야에 배치돼 한때 당혹스럽기도 했어요.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선배의 도움으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지요.85년 이 후에는 반도체분야에도 화공학이 정착,빛을 보게 됐습니다.』 84년 반도체64KD램라인을 구축한 이후 85년 2백56KD램,88년 1메가D램,90년 4메가D램 라인 구축등 삼성전자반도체 혁명에 앞장선 그는 자신의 노력이 지금의 16메가D램 구축과 반도체부문연간 2조5천억원 매출에 결정적 으로 이바지한데 자긍심을 느낀다고 했다.
지금은 반도체분야 이상으로 부가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특수사업분야인 얇은막 트랜지스터와 액정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는 LCD기술팀장을 맡고 있다.머지않아 국내 최초로 그래픽과 컬러디스플레이가 동시에 가능한 노트북 컴퓨터등의 개발 이 성공하면90년대말부터는 최고로 각광받는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분야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제수지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정부.국민들의 인식과 대우가 아직도지나치게 소홀한 편이죠.우리가 어렵사리 만들어낸 VTR.컴퓨터.핸드폰등 첨단장비들이 사회에 효과적으로 활용되 지 못하고 수출만 된다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최고기술에 주는 명예박사제도가 삼성전자외에 다른 기업들에도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그는 기술이 대중화돼 기술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진정 사랑받게 되길 희망했다. 〈裵有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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