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한국태도 모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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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에 “강경” 요구하면서 “외교해결” 주장/NYT 보도
【워싱턴=진창욱특파원】 김영삼대통령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 핵사찰을 수용할 경우 포괄적인 대가를 제공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으나 팀스피리트 훈련중지 등 세부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견해차이를 보였다고 미 뉴욕 타임스지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 대통령이 미 고위관리에게 팀스피리트 문제는 한국 국내정치에서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고 팀스피리트훈련 중지여부는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한 이후 한국정부가 발표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한미 정상들은 회담에서 대북한 정책을 묘사하는 용어선택에 장시간을 소비했다고 말하고 회담결과는 클린턴 대통령이 이전에 언급했던 새로운 접근방안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데 미흡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이 당초 미국이 북한의 핵사찰 수용을 위해 먼저 구체적인 대가를 제시하려던 전략에서 물러선 것이라고 지적하고 워싱턴에서는 새로운 접근방법이 더 성공적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한국정부의 모호한 입장이 미국관리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정부의 한 고위관리를 인용,한국정부가 미국에 대해 한편으로는 확고한 태도를 요구하고 다른 편으로는 북한을 제재하지 않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북한에 대한 제재는 북한이 테러를 저지르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나아가 전쟁까지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은 심지어 『한국정부가 미국정부에 강경하되 너무 강력하게는 북한을 대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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