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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정공 대우중공업/고속철 주제작사 선정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기술이전등 유리한 고지 선점 노려/“이권다툼 추태” 중평… 불측 “노코멘트”
국내업체의 몫만도 12억달러가 넘는 경부고속철도 열차제작사업의 국내 주도권을 놓고 현대정공과 대우중공업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다툼은 국책사업을 놓고 외국회사앞에서 국내 회사끼리 이권다툼을 하는 양상이어서 국익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주제작사 문제가 민감한 것은 기술이전·국산화 등을 주도함으로써 앞으로 있을 국내외 다른 고속철도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7일 오후 현대정공이 『원청회사(예정)인 알스톰사로부터 우리 회사가 주제작사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한데서 비롯됐다. 이에 알스톰사측은 『이 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예정인 현대정공·대중중공업·한진중공업 등 3개사와 이 문제를 협의중이나 최종결정은 되지 않았다』는 부인성명을 내면서 혼선을 빚게 됐다.
이에 대해 현대정공측은 『이날 알스톰과 공동발표를 하기로 했었으나 대우측이 이 사실을 알고 로비를 펴 알스톰의 미셀 모로 사장이 고속철도건설공단 고위관계자를 만난 뒤 발표를 보류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고속철도공단측은 알스톰이 아직 최종계약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아니므로 국내 주제작사를 노출시키는 것은 좋지않으며 공단이 직접 관여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우중공업의 석진철사장은 18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알스톰사의 최종입찰 제의서에 대우에 독점기술 이전을 해 제작하겠다는 계약서가 첨부돼 있었다』며 『알스톰의 계약위반을 문제삼을 수 밖에 없다』고 반박하고 나왔다.
대우측은 현대가 기술이전 등에서 불리한 이면계약을 해 유리한 입장이었던 대우를 따돌리는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측은 그러나 지난 16일자로 알스톰이 자신들에 선정공문까지 공개하며 알스톰이 3개 업체 실사를 거쳐 기술능력에서 뛰어난 현대를 선정한 것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대는 알스톰이 공단측에도 선정공문을 보냈다고 주장하나 공단과 알스톰은 현재 「노 코멘트」로 일관 진상이 안개에 가려져 있다. 대우측은 법적 대응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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