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빙판의 난폭자 리투아니아출신 카스파라이티스 NHL 회오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리투아니아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가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스틱 하나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현재 뉴욕 아일랜더스팀의 주전 수비수인 다리우스 카스파라이티스(21).
카스파라이티스는 강력한 보디 체크를 트레이드 마크로 삼아 종횡무진 활약,빙판위의 무법자로 불리며 공격수들의 기피 인물 1호이기도하다.
그는 이같은 거친 플레이로 인해 빙판에 있는 시간보다 퇴장선수 대기석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다.빙판의 제왕이라는 웨인 그레츠키(LA 킹스)나 마리오 레미유(피츠버그 펭귄스)도 카스파라이티스와의 정면대결은 삼가고 있다.카 스파라이티스와 맞붙은 선수들이 병원으로 직행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빙판위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주먹다짐에서도 번번이 강타를 날려 상대방을 누이기 일쑤다.
그가 이같이 빙판위에서 맹렬히 몸으로 부딪치고 있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그는 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때 舊소련의 독립국가연합(CIS)팀으로 출전,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후 뉴욕 아일랜더스의 드래프트 5 위로 NHL에 뛰어들었다.
그는 14세때 모스크바 마이나모 클럽과 전속계약을 맺는등 천부적 재질을 인정받았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인구 2만5천명의 소도시 엘레크트레아니에선 먹고 살길이 막연해 어릴 때부터 아이스하키에 자신의 운명을맡기고 스틱을 휘둘러 왔다.그러나 그는 꿈에 그리던 미국에 온후 문화적 충격에 빠져 있다.
스포츠 센터 하나 없는 고향과 달리 뉴욕생활은 그에게 엄청난충격을 줄 수밖에 없었다.
카스파라이티스는 45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호화저택에서 최고급승용차인 BMW를 몰며 부를 만끽하고 있다.
그는 기분좋은 날엔 술집에서 무려 5천달러어치씩 마셔대고 매달 전화료로 1천달러를 지불해 마크 그랜더 매니저로부터 절약하라는 충고를 받기도 했다 .
그러나 팬들은 카스파라이티스에 대해 관대하며 빈곤으로부터 풍요를 맛보도록 하라고 오히려 두둔하고 있다.따라서 NHL관계자들은 갑자기 졸부(?)가 된 카스파라이티스가 타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뉴욕支社=元鍾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