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對아시아 압력용-고어부통령.페로 토론서 드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빌 클린턴대통령의 美國정부가 오는 17일의 美하원 표결을 앞두고 맹렬한 의회내 득표작전을 펼치고 있는 北美자유무역협정(NAFTA)이 아시아를 겨냥한 관세장벽철폐 도구로 사용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NAFTA캠페인때마다 NAFTA를 통한 對멕시코 관세철폐가 미국의 수출산업에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미국내 직업창출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으며 이같은 관세장벽 철폐노력이 아시아에 적용될 때 미 국의 경제는중요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앨 고어부통령도 지난 9일 NAFTA를 두고 로스 페로와 가진 토론에서 NAFTA는 아시아.태평양국가들에 대한 자유무역 요구의 절대 관건이라고 강조,NAFTA 비준없이는 미국의 최대무역관심대상지역인 아시아.태평양에 대해 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미국 대통령.부통령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시애틀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에서도 크게 부각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악관은 NAFTA가 클린턴정부의 경제회복정책의 분수령이자 사실상 클린턴정부의 정치생명 심판대로 간주하고 있다.따라서 클린턴이 NAFTA의회통과에 성공할 경우 용기를 얻어 시애틀에서아시아국가들을 대상으로 자유무역 캠페인을 벌일 것이 분명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NAFTA가 의회에서 저지될 경우 클린턴의아시아정상들에 대한 입지는 약화될 것이 확실하지만 APEC을 NAFTA의 대안으로 삼고 새로운 각도에서 APEC정상들을 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관심은 급성장하고 있는 이 지역이 이미 축소길목에 들어선 유럽보다 미국의 이익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되고 있다.
미국의 對아시아.태평양수출액은 지난 88년 9백20억달러에서92년 1천2백90억달러를 기록,對유럽수출액 8백억달러보다 50%정도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이지역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어 미국이 이같은 흐름을 타지 못하면 조만 간 세계최대시장인 이 지역에서 경제적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中國을 비롯,인도네시아.싱가포르가 대표적인 경제급성장국으로,韓國.日本.臺灣을 주요 무역상대국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이 주축이 된 아시아.태평양국들의 계속된 성장은 앞으로 10년내 세계전체 경제성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수입능력을 현재 1조달러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이같은 세계최대시장에서 연간 수출을 10%늘리면 미국내 직업창출규모가 24만명에 이를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NAFTA가 성사될 경우 미국내 직업창출이 당장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아시아는 인구와 경제성장속도로 봐 멕시코가 상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이 미국정부의 입장이다.
이때문에 당장에는 발등의 불인 NAFTA에 美행정부가 전력을쏟고 있으나 NAFTA가 끝나면 對APEC 캠페인이 가열될 것이 분명하다.
클린턴대통령은 경제안보를 군사.정치안보보다 우선할 것이라는 공약을 걸고 대통령에 당선됐다.NAFTA와 APEC은 클린턴대통령이 내세우는 경제우선주의를 실현하는 1차적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