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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교육예산” 집중 성토/국회 교육위,대폭 증액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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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대론 선진국 진입 곤란”/「과학기금」 삭제도 몰아쳐
교육부의 94년 예산을 심의한 11일의 국회 교육위에서는 교육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과학교육 투자에 전력하라는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다른건 몰라도 교육에 돈을 아껴서는 선진국 진입이 곤란하다』는게 이날 의원들의 공통된 정서로 나타났다. 물론 예산 재원조달 방법까지 제시했다.
김원웅의원(민주)은 『교육부 예산안을 보니 정부가 선진국되기를 포기했고 교육개혁은 물건너갔다』며 예산의 대폭증액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교육재정의 GNP 대비 5%를 내세운 김영삼대통령의 대선공약을 달성하려면 연평균 5조6천5백80억원의 추가재원이 필요하나 정부의 예산증액은 17.5%에 불과한 9천9백20억원에 그쳐 공약이행의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영달의원(민주)은 『94년 교육비 일반회계 증가율은 11.1%로 정부 전체예산증가율 13.7%에 비해서 미흡하고 정부예산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구성비도 93년의 19.5%에서 19.1%로 감소했다』며 「거꾸로 가는 교육」을 지적했다. 장 의원은 『선진국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유아·특수교육 예산도 1억7천여만원이 오히려 삭감됐다』며 『교육개혁을 위해 교육부가 예산당국과 투쟁하고 통치권자와 싸운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김하준 교육부 기획관리실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충을 위한 교육세법의 개정없이는 솔직히 98년까지 GNP 대비 5%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영세기금의 통폐합을 명분으로 지난해 계상됐던 10억원의 과학교육기금을 전액 삭감한 것이 이날 집중성토를 받았다.
박석무의원(민주) 등 대다수 의원이 『정부가 입만 열면 미래지향·국제경쟁력 강화를 외치며 올해를 과학교육의 해로 정해놓고도 증액은 커녕 기금을 완전 삭제한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교육부의 안이한 대응을 추궁했다.
의원들은 『엑스포에 유치원·초 중 고생을 관람동원시켜 벌어들인 이익금은 과학교육에 재투자하도록 교육부가 몫을 찾아먹으라』고 제안했다.
구창림의원(민자)은 『예산안이 과학·기술교육 강화라는 대원칙에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며 과학교육예산을 전면 재조정하라고 가세했다. 구 의원은 『엑스포로 최고조에 달한 과학기술 열의를 과학교육의 열기로 지금 전환치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게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돈을 따내려면 과학교육에 대한 장기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교육부의 적극적 노력을 촉구했다.
유성환의원(민자)은 『국제경쟁력 강화와 과학기술 발전을 한국경제의 마그나카르타(장전)로 천명한 지난 9일의 대통령 특별담화를 전혀 도외시한 교육예산 편성』이라고 비판한뒤 『과학교육에 집중하는 혁명적 인식을 반영한 예산안으로 전부 다시 편성하라』고 촉구했다.
오병문장관은 답변에서 『지방교육 재정교부금의 교부율을 상향조정해 교육예산규모를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만 짤막히 답변했다. 선진국 진입의 사활이 걸린 교육에 대한 장관의 의지와 철학이 전혀 제시되지 않은 것이다.
조선제 과학교육부장은 답변을 통해 『과학교육기금 전액삭감에 반대의 뜻을 여러차례 밝혔으나 예산당국에서 교육부에 의견을 물어온 적이 없다』고 밝혀 예산당국의 횡포·무성의와 부처 패권주의를 여실히 시사하기도 했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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