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통제지향 벗어나야”/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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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각료끼리 호흡은 잘 맞아” 칭찬도
『홍재형 재무장관과 김명호 한은총재는 호흡이 잘 맞는다.』
『김철수 상공장관은 「매사추세츠 김」으로 불릴만큼 신사여서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의장인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2일 뉴욕 외신기자 클럽에서 한국 전경련 출입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각료들에 대해 인물평을 하면서 『김영삼대통령은 이처럼 호흡이 잘맞는 일관된 사람들로 경제각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태우대통령때에는 이용만 재무장관과 조순 한은총재가 불편한 관계였으며 경제각료들이 따로 놀았던 관계로 노 대통령은 경제에 대해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레그씨는 『한국의 정계와 군부에 존재하는 자신감(Self Confidence)이 관료조직에는 없다』면서 『한국관료의 경직성과 통제지향 성향이 「반세계화 장애요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주한대사시절 한국의 경제관리들이 법규나 규정에도 없는 규제를 함부로 남발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면서 『한국경제가 보다 자율적으로 나아갈 능력과 규모를 갖췄는데도 관료들은 아직도 경제를 세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있다』고 말했다.
그레그씨는 『김 대통령이 미국과 산업동맹 체결을 희망하는 등 정책의 중심을 경제에 집중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관료조직에 문제가 많다』며 시종 이에 대한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않았다.<뉴욕=이효준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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