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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척 DVD] 니콜 키드먼, 멋진 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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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미모와 연기력에서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니콜 키드먼의 최신작 두 편이 출시됐다. 부록으로는 키드먼을 칭찬하는 감독과 동료 배우들의 이야기, 키드먼 인터뷰가 주를 이룬다. 따라서 두 편의 DVD를 보고 나면 키드먼이 국제적인 스타로서의 지위도 즐기면서 훌륭한 감독을 찾아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똑똑한 여배우임을 알 수 있다.

◆버스데이 걸(Birthday Girl)

영국의 신인 감독 제즈 버터워스가 각본까지 쓴 2003년 작이다. 순진한 영국 은행원 존(벤 채플린)은 인터넷을 통해 러시아 신부(니콜 키드먼)를 맞이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신부의 오빠(마티유 카소비츠)와 친구(뱅상 카셀)라는 작자가 들이닥치면서, 존은 자신이 국제 사기극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멜로.미스터리.액션.코미디가 뒤섞인 '버스데이 걸'에 대해 감독은 "인터넷 신부 구하기를 통해 남녀간 의사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키드먼에 대해선 "러시아어 준비까지 마치고 왔다"고 감사해 한다. 채플린 역시 "키드먼은 스타가 아닌 진정한 배우"라고 칭찬한다. 더 감탄스러운 것은 뮤직 비디오다. 키드먼은 수시로 옷을 갈아입으며 가수 로비 윌리엄스와 함께 '섬싱 스투피드(Something Stupid)'를 섹시하고 감미롭게 노래한다.

◆도그빌 SE(Dogville SE)

'어둠 속의 댄서' '백치들' '브레이킹 더 웨이브' 등 내놓는 작품마다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가 각본.촬영.연출 등 3역을 맡은 실험작이다. 공황기 미국 로키 산맥의 작은 마을에 숨어든 아름다운 여인 그레이스(니콜 키드먼). 마을 사람들은 그를 숨겨주는 대가로 봉사를 원하고 점차 요구 사항이 커져 공공연하게 학대와 성폭력을 일삼는다.

디스크 두 장 중 첫째 디스크의 코멘터리에서 감독은 베테랑 스타들, 특히 동물적 감각으로 연기한 키드먼을 칭찬한다. "마을 사람들은 우아하고 아름답고 옳은 일만 하는 그레이스를 처음부터 미워했다" "노예 제도에 대한 이야기다" "그레이스의 복수는 인간 본능을 만족시켜주는 논리적인 결말이다. 다만 키드먼이 눈물을 흘려 결말이 약해졌다" 등의 이야기에서 영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둘째 디스크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감독과 키드먼이 칸 영화제에서 한 기자회견이다. '도그빌'과 함께 '미국 삼부작'으로 명명될 나머지 두 작품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히는 키드먼의 발언이 인상적이다. 키드먼은 예술가로서의 여정에 있다는 말과 함께 상업적인 스타로서의 자신감과 겸손도 보여준다.

옥선희 DVD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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