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시대 상가판세-아파트단지는 웃고 재래시장은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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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대치동 그랜드백화점주변 상가는 인근에 아파트단지와 단독.
연립주택이 밀집해 있어 상권이 탄탄하게 형성된 곳이다.
주택가이기 때문에 업종은 약국.세탁소.선물가게.음식점.제과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손님들도 대부분이 단골이어서 한달 판매액을 보면 기복이 없이 고른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수요자들이 중개업소에「빈 점포가 있으면 즉각 연락바란다」는 특별부탁을 해두는등 제법 장사가 잘되는 商圈이다.
인근 중원부동산 金革濟씨는『투자대상으로 점포를 찾는 사람은 늘고 있으나 장사가 잘돼 임대 중개의뢰가 적고 임대료도 봄보다10~15%정도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같이 단독주택가나 아파트단지를 끼고있는 상가의 점포는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고 목이 좋은 점포의 보증금과 월세등 임대료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동부이촌동.개포동.도곡동.대치동.수서동.목동.가양동.상계동등 아파트가 촘촘히 들어서 있는 지역의 상가에서 이런 현상이두드러지고 있다.
아파트단지내 상가는 관리비가 적게 들고 점포들이 개별적으로 돈을 들여 영업안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어서다.
안과.치과.소아과.이비인후과등 전문의들이 모여있는 의원용 전용건물이나 아파트단지 상가의 클리닉용 점포는 매물로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가 곧장 이뤄지고 임대의 경우 다른 용도의 점포보다보증금과 월세가 한층 더 비싸다.
의원용 점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경기도광명시 자매공인중개업소 申公雄씨는『학업을 마친 전문의들이 개업을 위해 점포를 찾는경우가 많으나 매물이 안나와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의원용 임대료는 일반점포보다는 1.5배정도 비싸 2~3층의 경우 평당 6백만~7백만원 수준이다.
실명경제시대에 아파트단지 상가나 專門醫용 점포의 물건이 달리고 임대료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남대문.동대문등 일반시장이나 도매상가는 전반적인 경기부진으로 문을 닫는 점포가 늘고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무자료거래가 어렵게 되자 권리금이 종전보다 3분의2정도 떨어지고 임대료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분당등 신도시의 상가는 분양이 안돼 상가업주와 건설업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8월말 입찰이 실시된 청구의 일산상가 23개 점포에는 37명만 입찰에 참여해 10개 점포가 유찰됐다.
최근 문을 연 분당신도시 홍우플라자는 30여개 점포중 빈 점포가 6개나 돼 수의계약중이다.
또 내년 2월 개점하는 일산신도시 한주플라자는 1백여개의 점포를 지난 5월부터 분양중이지만 현재 30%정도만 계약된 상태다. 한주플라자 南坰勳분양실장은『신도시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이 직장을 서울에 두고 출.퇴근하고 있어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분양이 부진하다』고 말했다.
현재 분당.일산.산본등 3개 신도시에서 수의계약으로 분양중인점포는 17개 상가에 4백40여개에 이른다.
이처럼 상가점포를 둘러싸고 明暗이 엇갈리고 있지만 상가는 실명경제시대에서 가장 유망한 실물투자대상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상가의 경우 당국의 규제와 조사가 토지에 비해 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특히 인플레이션으로 자산가치의 감소없이 임대료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데다 재산세 합산과세등 세제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 장점도 있다 는 것이다.
〈都成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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