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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군부 쿠데타 음모폭로로 시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부패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있는 이탈리아에서 한 여인이 군부의쿠데타 음모설을 폭로,다시한번 전국이 들끓고 있다.새로운 스캔들의 주인공은「우디네의 마타하리」로 불리는 34세의 글래머형 미녀 도나텔라 디 로사.그녀는 지난달 이탈리아 북부 우디네에서기자회견을 갖고 장군들 몇명이 쿠데타 계획을 세웠다고 폭로했다. 극우파임을 자처하는 기혼녀 로사는 자신과 약 10개월동안 불륜의 관계에 있던 이탈리아 육군 신속개입군 사령관 프랑코 몬티코네 장군을 비롯한 몇몇 장군들이 쿠데타를 계획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무기를 모으고있고 지난 5월 플로렌스 에서 발생한 우피지 박물관 폭파사건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로사의 폭로 이후 이탈리아 언론은 매일같이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있다.여론의 향방은 대체로 그녀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으나 이탈리아 법무부는 몬티코네 장군이『중대한 실수와 용서할수 없는 일탈행위를 저질렀다 』는 이유로직무정지시킴으로써 반드시 쿠데타 음모는 아닐지라도 어떤식으로든몬티코네 장군이 중대한 과오를 저질렀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검찰은 최근 軍과 정보기관등이 범죄조직과 오랜기간에 걸쳐 비밀리에 접촉해왔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어 법무부의 조치는 몬티코네장군이 이와 관련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검찰이 포착한 군부의 혐의는 군부가 지난 70년대 극좌 테러조직인 붉은여단에 침투하기 위해 한 갱단을 활용한 바 있으며 지난 9월에는 허위로 급행열차 폭파계획을 수립,이를 군부가 파헤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려 기도했다는 내용.일부에선이들 사건이 앞으로 상황전개에 따라선 쿠데타 음모설이 사실임을증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는데 이같은 추정은 너무나 미스터리가 많은 이탈리아 사회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한 사회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들은 적어도 군과 정보기관들의 부패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있다.특히 이들이 범죄조직과 깊은 유대를 가지고 있으며 폭발물까지 주고받고 있음이 드러남으로써 최근 이탈리아 전국에서 잇따라 발 생하는 폭파사건에 이들이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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