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작곡가 김상범씨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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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뚝 오뚝 오뚝이 놈이, 넘어질 듯 비틀거리다가, 여봐라…."

1960~70년대 서민의 애환을 노래했던 '오뚝이 인생'의 원로가수 김상범(본명 金學來)씨가 14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66세.

빈소가 차려진 한양대부속병원엔 金씨의 애제자인 가수 현숙씨가 가장 먼저 달려왔다. 그는 "79년 전북 김제에서 올라와 자칫하면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나를 바로 이끌어주신 분이 金선생님이었다. 자제도 없어 나를 정말 친자식처럼 아껴주셨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金씨는 64년 서라벌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가요계에 입문, '오뚜기 인생'을 비롯해 '오십보 백보' '중년 신사' 등 고달픈 현실을 밝고 경쾌하게 묘사한 노래를 불러 '만담과 가요를 결합시켰다'는 의미에서 '만요'가수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현숙씨의 히트곡 '정말로' '요즘 남자 요즘 여자' 등을 작곡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란(54)씨가 있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 02-2290-9455.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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