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경기 백화점.재래시장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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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추석경기가 예상대로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업태별로 호.불황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백화점들은 예상외의 막판 수요로 매기가 활발했으나 슈퍼마킷.
재래시장들은 유례없는 침체에 허덕였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등 주요 백화점들은 선물세트의 단체주문 판매액과 추석행사 기간인 지난달 20~29일의 매장 매출액 합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20%정도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모두 6백69억원의 추석매출을 올려 지난해의 5백62억원에 비해 19%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도 지방점을 포함한 모든 점포의 매출이 4백51억원으로 17% 늘었다.서울S백화점의 한 관계자는『백화점들이 중저가 선물을 보강한데다 상당수 기업체들이 사원이나 거래선등에 주던「떡값」봉투를 선물로 대신했고 국세청이 고액 선물구입자에 대한 명단파악 방침을 철회한데 힘입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반면 남대문.동대문시장등 재래시장은 아동복. 제수용품등 일부품목을 제외하고는 판매가 부진,전반적인 추석 매출액이 지난해의50~70%에 머물렀다.특히 경동시장.청량리 청과물시장등은 여름냉해등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는 바람 에,청량리 덤핑시장은 금융실명제 이후 무자료거래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치솟는 통에 각각 판매부진이 더 심각했다.
남대문시장 의류상가의 한 상인은『지방상인들의 주문이 크게 감소한데다 손님들의 발길도 눈에 띄게 줄어 매출액이 지난해의 60%에 그쳤다』며『추석 2~3일전부터는 현금확보를 위해 공장도가격 정도에 팔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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