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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94월드컵행 아시아예선 정보전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 17일 동대문운동장.밤색 선글라스 차림의 일본인 3명이그라운드에서 한국 월드컵축구팀-폴란드 프로1위 포건셰친팀의 평가전을 단 한장면도 놓치지않고 소형 비디오테이프에 담고 있었다.이들은 일본축구협회로부터 용역받아 내한한 전문 비디오기사들.
이른바「축구 스파이」들로 이들의 역할이 10월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94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10월15~28일)에서 일본과 맞붙게될 한국팀에 대한 전력을 염탐하는데 있음은 물론이다. 사상 처음 월드컵축구 본선에 진출하려는 야망에 불타있는 일본이 정보전쟁에서 단연 앞서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있다.최근 스페인 전지훈련을 떠나기에 앞서 일본월드컵팀 기요구모(淸雲榮純)코치는「월드컵=정보전쟁」론을 갈파해 시 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월드컵 티킷 확보를 위해선 정보전에서도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은 한국도 예외일수 없으나 아시아 최종예선전을 앞둔「아시아6강」중 정보전에 능한 팀은 역시 일본.
일본은 그동안 경쟁 상대국들의 사전정보 수집을 완료해놓고 있는 상태.
특히 일본은 1년전부터 최종예선전에 대비,각 팀의 경기현장에빠짐없이 주재상사원등 조사요원들을 파견,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면밀히 체크해 놓고 있다.또 이들팀의 경기모습을 일일이 VTR필름에 담아 코칭 스태프및 선수들조차 게임 전개과정은 물론자신들의 역할등을 숙지해놓고 있을 정 도라는 것.이에따라 한국팀은 일본을 경계,逆정보 제공으로 맞서기도 했다.金浩감독은 지난번 벨레스및 포건셰친과 모두 네차례 평가전을 치르면서 주전 대부분의 배번을 바꾸는 변화를 시도했는데 이는 다분히 정보 탐색 온 일본을 의식한 「계 획된」조치였다.이와함께 주전들을 부상등을 이유로 게임도중 슬며시 빼거나 아예 기용하지 않는등 거짓정보를 흘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일본측이 수집한 정보를 종합해 내린 결론은 92아시아선수권 우승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86,90년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한국을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고 이라크.이란은 그다음 순위,북한은 정보 부재로 정확한 분석 은 이르나 일본보다 한수 아래의 전력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은 고작 이들팀에 대한 VTR필름 한두편을 수집했을 정도로 빈약한 실정.기술위원들을 각국에 한차례씩 파견,이들팀의 경기모습을 담았다고는 하나 실전 활용은 기대하기 힘들고그나마 선수 개개인의 신상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딱한 형편이다.
그나마 한국으로서는 비록 현지에서일망정 최종예선 대진 일정상 일본.사우디아라비아등의 경기를 관전한후 이들과 대결하게돼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全鍾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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