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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유사시 발포”명령/최고회의 경비대 무장해제명령에 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일부 외신 “병력철수”보도 혼선/보수파,의장퇴진 요구등 분열조짐
【모스크바 외신종합=연합】 독립국가연합(CIS) 통합군사령부 습격사건이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최고회의(의회) 경비병력의 무장해제를 지시한데 이어 유사시 발포까지 허용하는 명령을 내림으로써 그의 의회해산령이후 악화된 러시아정국은 24일 긴장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AFP통신 기자는 러시아 최고회의 의사당을 지키고 있던 무장경비병력 상당수가 25일 새벽(현지시간) 철수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의회경비대는 정부 보안군이 야간에 의회를 습격,대의원들을 해산시킬 것이라는 경고에 따라 철야경비를 벌였었다.
러시아의회 경비대가 철수시한인 25일 오전 5시까지 철수하게 되면 극한충돌은 면하게된다.
러시아 인민대표대회는 이날 옐친의 선거일정에 반발해 대선과 총선의 내년 3월 동시실시를 결의,새로운 협상안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의회에서 선임된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시민불복종 운동을 호소하는 가운데 엘친 대통령이 경찰병력을 동원,의회강경파 지지자들을 봉쇄하기 위해 의사당 주위를 차단하고 의회 지지파 경비병력에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양측의 대결은 유혈충돌로 번질 조짐도 없지 않다.
옐친 대통령은 특히 보안군에 의사당주변 경비병력을 무장해제시키는 과정에서 위협을 느낄 경우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려놓고있어 양측간에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 인민대표대회는 이날 의사당에서 이틀째 속개된 임시회의에서 루슬란 하스불라토프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제안을 내놓아 보수파의 균열조짐을 드러냈다.
최고회의 양원의 하나인 공화국회의 의장 발렌틴 소콜로프는 『하스불라토프의 공로는 인정하나 현 상황하에서 그의 잠재능력이 소진된 것 같다』며 그의 교체를 주장했으며 한때 하스불라토프와 의장직을 놓고 대결했던 세르게이 바부린 대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인민대표대회는 옐친 대통령이 요구한 올 12월 총선과 내년 6월의 대선에 반대,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대선·총선을 동시에 실시토록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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