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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한국대통령 건강은 무결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14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싸여있던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의 방한행사도중 예기치 않은 사건이 하나 발생,잠시나마 양국 인사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미테랑대통령이 두번씩이나 건강상의 불편증세를 보인 것이다.
오후4시20분쯤 청와대본관앞 잔디밭에서 열린 환영식후 미테랑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본관으로 걸어가던중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현기증세를 보였다.
그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허리를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됐고 방명록 서명을 위해 의자에 앉은 뒤에도 현기증을 이겨내려는 듯한불편한 모습이 역력했다.
미테랑대통령은 방명록 서명후 결국 구토증을 참지 못하고 실례했다. 미테랑대통령은 이어 기념촬영을 위해 시종무관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가던중 선채로 다시 카핏위에 실례했다.그는 곧 휴게실로 옮겨 30여분간 휴식을 취한후 4시53분쯤 1층 인왕실에서 새옷으로 갈아입었다.
사실 그의 異常이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그는 77세나 되는 노인이었고,이날엔 韓國땅을 밟기위해 14시간동안이나 비행기를 탔다.오히려 고령에도 불구하고 곧 컨디션을 회복해 만찬에서 20분간 정력적으로 연설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으니 건강체라고 볼수 있다.
그러나 韓國과 프랑스의 언론들은 즉각 이 일을 특별기사로 중요하게 다뤘다.
그만큼 국가원수의 건강은 世人의 민감한 시선을 끈다.그리고 그 정도,정치적 상황등에 따라 그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최근의 사건은 91년1월8일 밤 日本총리관저 홀에서 일어났던조지 부시 美國대통령의 졸도였다.67세의 부시는 만찬의 여흥이한참 무르익고 있을때 음식물을 토하면서 고목이 쓰러지듯 바닥으로 넘어지는 것을 부인 바버라여사가 간신히 잡 았다.그는 5분간이나 누워있어야 했다.11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던 美國의 유권자들은 TV를 통해 이 장면을 생생히 지켜봤다.
부시는 91년5월에도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조깅중에 쓰러진 적이 있다.정확한 계측은 할 수 없으나 두차례의 졸도는 그의 낙선에 적잖게 기여한 것이 틀림없다.
金泳三대통령은 지난해 大選때 77세의 鄭周永國民黨후보를 겨냥해『부시가 패배한 것은 건강때문』이라고 외쳤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건강문제로 위기감이 조성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李承晩대통령은 고령이었지만 부시같은 결정적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朴正熙.全斗煥.盧泰愚前대통령은 모두 오랜 군대생활로 다져진 다부진 체력을 과시했다.金대통령은 젊은 클린턴 대통령과 나란히 조깅할 정도로 건강이 뛰어나다.측근들은『하체근육 강도로보면 金대통령이 같이 뛰는 30대 비서관들보다 낫다』 고 평가한다. 원래 탄탄한 근육질 체구를 지녔던 朴대통령은 매일 아침배드민턴으로 체력을 더욱 다졌다.18년여 통치기간에 건강에 이상사태가 생긴건 서너차례 뿐이었다.
朴대통령은 77년 007작전을 벌이듯 출입기자들도 모르게 日本人의사를 데려다 축농증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朴대통령은 또 목욕탕에서 넘어져 갈비뼈를 다쳤었는데 당시 權府는 베일에 가려있어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全대통령은 매일 자신이 개발한 독특한 맨손체조로 몸을 풀고 새벽산책을 즐겼다.盧대통령은 수영.헬스.테니스로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두사람은 퇴임후에도 매주 山行.테니스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金 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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