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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홀로된여성 상담 모임정소영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남편과 사별한 많은 여성들은 마치 남편의 죽음이 자신의 不德으로 인한 것인양 괴로워합니다.「홀로 된 여성」들이 사랑하는사람을 떠나보낸 아픔과 시련을 극복하는 지혜를 함께 나눠 건강한 생활인으로 다시 섰으면 합니다.』 3년전 남편과 사별한 고통을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돕기위해 최근「슬픔치유를 위한 소그룹 상담」모임을 이끌고 있는 鄭素永한국신학대 교수(54.기독교 교육과).
지난 6일부터 10월25일까지 2개월과정으로「홀로된 여성」의슬픔치유에 나선 그는『사별에서 오는 죄의식과 분노.슬픔등이 나혼자만의 아픔이 아니라는 인식의 공유가 이 상담의 첫출발』이라고 말한다.
그런만큼 이 모임에 참석한 40~50대 여성들은 서로 자신의아픔을 털어놓음으로써 서로에게 역시 훌륭한 상담원구실을 할 수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5명의 참가 여성들은 자신의 사별원인과 그동안 겪은어려움등을 토로하면서 鄭교수는 물론 서로에게 자문하는 자유스러운 토론에 임하고 있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탐구하기위해 2년전 조직된「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모임」(회장 金玉羅)이 마련한 이 상담모임에 그가 상담원으로 나선 것은 그자신 사별의 고통이 너무 커 견디기 힘들었던만큼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돕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기 때문. 鄭교수는 51세때인 지난 90년11월 원인모를 병으로 인해 항상 건강했던 남편(故 崔時源 연세대 교회음악과 교수.당시53세)을 졸지에 잃게 됐다.
사별후 거의 2년동안을 방황하면서 가까스로 슬픔의 심연에서 헤쳐나왔다고 고백하는 그는『처음에는 분노가 치밀기도 했으나 나중에는 사별의 엄청난 고통을 사랑했던 남편이 치르지 않고 내가치른 것에 오히려 감사하게됐다』고 전했다.
또 사별의 아픔을 통해 남의 입장을 깊이 통찰할 수 있게 된것 또한 먼저 떠난 남편이 전해준 선물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사별당시 자녀들의 國外거주로 홀로 텅빈 집안을 지켜야 했다는鄭교수는 자신에게 잡념이 새어들지 않도록 늘 작은 일거리를 만들어 여기에 빠져들었으며 집에 들어오자마자 항상 음악이나 TV등을 켜놓아 혼자있다는 생각이 덜들도록 했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같은 대학의 여교수들과 함께 트리오를 구성해 항상 노래공부를 하고 이들과 함께 어려운 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하는 일등을 하면서 큰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이제「여자가 드세 남편이 죽었다」는등 홀로된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치고「과부」등의 호칭도 보다 호의적인 단어로 대체돼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우선 홀로된 여성부터가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와 몫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우울.소외의 껍질을 과감하게 깨고 나올 것,사회전체가 사별여성의 문제를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1기상담 수료후 계속적인 상담모임을 마련할 예정이다.연락처 (736)6288.
〈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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