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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만양안교류의현주소>1.민간교류가 흐름 주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2백㎞ 臺灣해협을 사이에 두고 갈라 서있는 中國과 대만은 40여년의 긴 대립끝에 88년부터 본격적인 민간교류를 시작했다.
양안의 중국인들은 민간교류 개방이래 이제「분단」이라는 말이 실감나지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활발한 교류를 진행시키 고 있다.민간교류가 가지는 탄력성을 기반으로한 활발한 해협 양안간의 교류를 대만 현지 취재를 통해 점검해 보기로 한다.
[편집자 註] 대만 어느 곳에서라도 수화기를 들고 국제자동다이얼을 돌리면 대륙과의 통화가 언제나 가능하다.대륙에 투자진출해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만의 사장들은 물론 대륙에 연고를가지고 있는 이산가족들도 아무런 제한없이 통화를 하고 있다.
해협 양안간 통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89년부터.
이후 양안사이의 통화량은 급격히 증가했다.지난 89년 통화량총 3백8만分에서 91년엔 2천7백만分,92년에는 4천9백70여만分을 기록,현재 대륙과의 통화량은 美國.홍콩에 이어 세번째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홍콩과 미국 AT&T 통신회사의 중개를 거쳐 이루어지고 있는해협 양안간의 직접통화는 40여년에 걸친「대립」과「분단」이라는상황을 무색케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양안간 전화통화는 현재 진행중인 양안간 교류의 아주 사소한 예에 불과하다.
8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안간 민간교류는 이제 다양한「變通數」를 만들어내면서 정부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과감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의 각종 제한을 피해 대륙에 투자진출한 대만업체들의수가 상장업체를 포함,2천여社를 훨씬 웃돌고 있고 이들 기업의투자액수가 올해까지 모두 1백10억달러를 넘어선 점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대륙을 방문한 대만인의 수는 약 2백만명에 달하며 대만을 방문한 대륙인의 수가 4만5천여명에 이른다는 점도 양안교류의 密度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대만의 동서쪽으로 길게 발달한 해안선을 따라 대만에 불법 입국한 대륙인이 약 3천명에 달하고 있으며 대만의 어민들은 자신의 소형어선을 몰고 직접 대륙에 건너가 현지어부를 고용해 고기잡이에 나서기도 한다.
대륙의 연예인이 버젓이 대만 텔리비전 연속극에 출연해 대만주민들의 심금을 울리는가 하면 양안간 영화제작진이 공동으로 영화를 만들어 국제시장에 진출하기도 한다.
「대만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대륙풍물소개 프로그램인「八千里路雲和月」은 시청률이 40%를 웃돌았으며 광고.쇼프로그램을 통해 대륙의 여러가지 면모들이 잇따라 대만시청자들에게 소개되고있다. 타이베이 시내에서는 대륙의 부동산투자에 대한 광고전단이뿌려지기도 하며「대만에서 계산하고 대륙에서 인수」하는 자동차 판매광고도 나온다.
이러한 다양한 교류방식은 민간주도에서 비롯되는 탄력에 기인한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양안간 민간교류는 결국 정부에서 설정하고 있는「禁斷」을 쉽게돌파해 버리고 양안사이 2백㎞가 넘는 해협을 메워 버릴 기세로가속되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추세에 따라 정부측도 민간교류에서발생되는 각종 법률상 문제점과 문서등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하기 위해 정부간 대화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민간에서 벌이고 있는 교류상황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결국 대륙과의 3通(通商.通航.通郵)을 완강하게 거부해오던 대만측이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대륙측과 준정부간 회담을 진행,향후 사안별로 접촉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또 國民黨 의 중앙상무위원등 당고위층이 대륙을 방문해 장쩌민(江澤民)공산당 총서기와요담을 벌이기도 했으며 전직 장관을 비롯,야당인 民進黨 의원들도 대륙을 방문해 요인들과 밀담을 벌이고 있다.
南北韓 대화가 철저하게 정부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비해 민간이 주도하면서 무궁한 변통수를 만들어내는 해협 양안간의교류는 따라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홍콩=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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