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포트] 성광벤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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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아랫목이 따뜻해지면 윗목에도 훈기가 전해지는 법이다. 코스닥 상장기업 성광벤드가 바로 그 경우다. 이 기업은 대표적인 ‘오일 머니’ 수혜주다. 주력제품은 산업용 철강 관(管) 이음쇠를 비롯한 조선·플랜트 기자재. 올 초 이후 이어지고 있는 고유가와 중동 건설붐을 등에 업고 깜짝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액 660억원에 영업이익 187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43.55%, 188.34% 증가한 기록이다. 이 회사의 연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1820억원. 영업이익은 286억원, 당기순이익은 200억원을 기록했다.

 1980년에 설립된 성광벤드는 본사가 부산에 있는 향토기업이다. 주력사업인 산업용 철강 관 이음쇠는 높은 기술력과 고품질의 제조공정이 요구되는 특수분야다. 조선업뿐 아니라 원자력·해저터널·석유화학 설비공사 등 국내외 대형 설비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기자재다.

 국내 경쟁업체는 태광 단 한 곳뿐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GS건설·SK건설·두산중공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 유럽·일본·동남아·남미지역으로 꾸준히 수출을 해오고 있다.

 조선·플랜트의 대표적 기업인 현대중공업을 보면 성광벤드의 주가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연초 12만원대에서 출발, 한때 40만원에 육박했다가 지난 10일 32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은 157%. 성광벤드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226%로, 현대중공업을 훌쩍 뛰어넘는다. 8000원선에도 못 미치던 주가는 지난 7월초 3만원에 근접했다가 이후 코스닥 시장과 함께 조정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2만6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상승세의 배후에는 외국인의 ‘러브콜’이 자리잡고 있다. 올해 초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외국인 보유비중은 6월 중순 한 때 24%를 넘어섰다. 이후 증시 전체에서 외국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20%가 넘는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중동특수로 플랜트와 원자력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의 기자재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며 “성광벤드의 경우 외형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향후 3~4년간 관련 산업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성광벤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설비까지 증설했다”며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60% 이상 높인 4만1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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