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돌풍 일으킨 한국형 하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한국 남자하키가 제5회 인터콘티넨틀(대륙간컵)대회에서 4강에올라 최초로 월드컵대회 진출권을 따낸 배경에는「한국형 하키」를만들어낸 코칭 스태프와 최고참 선수 삼총사의 파이팅이 있었다.
하키 자체가 비인기종목인데다 남자는 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푸대접을 받아왔다.
여자하키가 88서울올림픽 은메달,91월드컵 동메달의 전적을 올린데 비해 남자는 서울올림픽때 자동출전해 12개국중 10위에그친 것이 세계 무대에서의 최고성적.
그러나 2년전 柳承仁감독(현재 뉴질랜드 유학중)과 현감독인 金相烈코치가 손을 맞잡고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스피드.파워 위주의 서구형과 인도.파키스탄등 아시아 하키 선진국이 즐겨 사용하는 짧은 패스.스틱웍을 접목시켰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손기술.정신력을 가미시키고 전.후반 70분을 뛰고도 지치지않도록 체력훈련을 강화했다.지난해 김상렬감독-全在弘코치 체제를 갖추면서 선수를 정예화,「한국형 하키」를 완성시킴으로써 이번 폴란드대회에서「코리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 돌풍의 원동력은 朴愼欽.具鎭秀(이상 성남시청).柳承辰(일본 효지토)등 25세 동갑내기 최고참 선수들의 몸을 아끼지않는 파이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공격의 키를 쥐고 있는 센터하프 박신흠은 허리 부상에도불구,불굴의 투지로 주장까지 맡아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朴은 현란한 개인기와 위치에 관계없이 때리는 롱 슛이 장기며어시스트 또한 일품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유승진은 남자하키의 숙원인 월드컵 진출을 위해 현해탄을 건너온 의리파.
91년 한국선수로는 처음 일본 실업무대에 진출한 柳는 오는 10월 주쿄대학 사회체육과 석사과정 입학시험을 앞두고도 기꺼이태극 마크를 단 대표경력 9년의 베테랑이다.
柳는 이번 대회 4골을 뽑아내 득점랭킹 공동3위에 올라 있다. 한편 거미줄 방어로 골을 허용하지 않는 GK 구진수는 상대공격의 흐름을 미리 파악,골대를 사각지역으로 만드는 탁월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具는 GK로서의 활약뿐 아니라 수비수 위치를 잡아주는등 후방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냄으로써 공격수들이 공격에만 전념할 수있게 만들어 준다.
[포즈나니=張 勳특파원] 최근 태릉선수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국가대표선수및 코칭 스태프들의 경기력 향상 연금 일시불 지급 방안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단순한 돈문제가 아니라 문민정부출범이후 계속되고 있는 정부의 체육경시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반발로 분석,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태릉선수촌의 반발은 지난 24일 국민체육진흥공단 제도개선위원회의 경기력 향상 연금 일시불제 전환 방침으로 불꽃이 댕겨졌지만 이같은 가능성은 벌써부터 내연되고 있었다는 것이 체육계 주변의 주장이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업무가 날로 늘어가고 있던 체육청소년부를 문화체육부와 통합한데 이어 병역특례제 폐지,훈.포장제 축소,아파트 특별분양제 취소,특기자제도 업무 교육부 이관,연금제폐지등 그동안 일부 국가선수들에게나마 부여돼온 각종 혜택이 잇따라 폐지.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李敏燮장관 취임 이후 체육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문화체육부는 각 시.도의 생활체육과.문화체육과를 문화체육과로 통합함으로써 체육의 기능을 축소시켰고 서울평화상 해체에이어 한민족체전도 체육과 무관한 청소년축전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특히 경기단체의 젖줄과 다름없는 국민체육진흥기금까지 정부가통괄하는 법률안을 입법예고,가뜩이나 심기가 뒤틀려 있던 체육계를 자극한 셈이 됐다.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태릉선수촌의 한 선수는『우리들의 행동을 일부에서 돈을 더 받기 위한 수단으로 평가하는데 더욱 불쾌감을 느낀다』면서『우리는 체육인의 한사람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국내체육이 점차 위축되고 있는데 대한 불안감에 서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같은 예로『대표선수중 연금을 받는 선수는 일부분이며 그중에서도 10여명을 제외하곤 월 연금액이 대부분 20만~30만원』이라며『이 연금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않지만 애써 일시불이 아닌 연금을 원하는 것은「체육유공자」라는 명 예를 갖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晟集태릉선수촌장도『최근들어 입촌선수들의 사기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지적하고『국가와 자신의 명예를 위해 피땀 흘리는 젊은 선수들을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한국 체육의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林秉太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