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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전지원제 높은호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영화진흥공사가 마련한 극영화제작 사전지원 응모에 예상을 웃도는 많은 작품들이 출품돼 한국영화 제작 열기가 아직도 뜨거움을입증했다.
영화진흥공사가 침체의 늪에서 헤매는 영화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달 급거 마련한 이 사전 지원에 무려 71편의 시나리오가 접수된 것.
영화진흥공사 관계자들은 『갑작스럽게 만든 지원책이라 큰 기대를 걸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작품이 몰리다니 정말 놀랍다』는반응이다.
영화진흥공사가 이 제도를 마련한 배경에는 올해부터 방화 제작편수가 크게 줄어 극장들이 스크린 쿼타를 지키기 어렵게 됐다는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국산영화 제작편수를 늘려 극장들이 스크린 쿼타를 지킬 수 있도록 하자는 절박한 필 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수작품 10편을 선정,1억원씩 지급하게 되는 이 지원책에 응모한 작품들은 대체로 소재도 다양하고 작품성도 뛰어난 것으로평가되고 있다.
영화진흥공사는 이같은 높은 호응에 힘입어 이「사전지원책」을 상례화하기로 하고 내년부터 상.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실시하고 지원금도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지원책을 활용하는 영화인들의 자세가 지나치게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원금을 받는 만큼 흥행 성공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할텐데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다시 말하면 그만큼 참신한 기획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흥행 성공작들을 답습하는 작품들이 아직도 많 다는 것이다.이는 이번에 응모된 작품중 통속 멜러물이 거의 절반인 34편을 차지하는 것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영화인들의 이러한 자세는 관객의 욕구를 읽어내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온 구태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영화사들의 의욕과는 달리 지나치게 주연을 몇몇 스타급 배우들에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남자배우중 안성기의 경우 이미『그 섬에 가고싶다』『투 캅스』에 출연중이고 최민수 역시『가슴달린 남자』등 4~5편의 출연이확정되어 있다.
여배우중에도 강수연이『장미의 나날』『사랑하고 싶은 여자』등에출연중이고 심혜진도『그 섬에 가고싶다』등 적어도 3편 이상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배우들은 현재도 3~4편씩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럼에도 영화진흥공사의 출품작중엔 이들을 주연배우로 기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영화가 1인당 5~6편에 이르는 실정.
그래서 비싼 개런티를 주면서 꼭 유명배우들을 캐스 팅해야 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사전 지원책이 본뜻을 실현하기 위해선 제작사들도 기존의 안이한 타성을 벗어나 좀더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할것으로 보인다.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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