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학가려면 학원 다녀라"일부 교사들,제자에 과외 종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현직 교사가 「학교교육의 한계」를 내세우며 학생과 학부모에게직접 고액과외를 부추겨온 사실이 드러나 교육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지검 남부지청이 24일 서울여의도와 강남에서 수도학원.영동학원등 속셈학원을 운영하면서 과목당 1백50만원의 고액과외를 해온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된 金榮殷씨(52)로부터 돈을 받고 학생들을 소개해준 서울시내 고 교교사55명을 징계토록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들 교사들은▲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고득점을 올리게 해준다며 학원수강을 강요하거나▲교실에서 학생들에게 학원 팸플릿을 돌리고▲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평균성적이 떨어지는 과목에 대한고액과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등의 수법으로「수강생 몰이꾼」역할을해왔으며,그 대가로 학원측으로부터 50만~3백60여만원을 받은것으로 드러났다.
서울H여고를 올 2월 졸업한 鄭모양(19.K대1년)은『고3이던 지난해초 담임이 불러 모의고사 성적이 나쁘다며 한달에 1백만원하는 학원수강을 권유했다』면서『집안형편상 어렵다고 거절하자다시 40만원짜리 그룹과외를 종용해 할 수 없이 응했다』고 검찰에서 말했다.
鄭양은『과외에 나오던 친구들 사이엔 수강료 액수에 따라「나는몇백만원,너는 몇천만원」식으로 서로간에 선을 긋는가 하면 수강료의 20%는 소개한 교사 몫이란 말이 공공연히 떠돌았다』고 털어놓았다.
朴모군(17.J고2년)은『지난해 12월 담임이 반 학생 전원에게 영동학원의 선전 팸플릿을 배포하면서 방학중 학원수강을 권했다』며『학원에 나가봤으나 수강료가 워낙 비싸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朴모군(18.S고3년)도 『국사성적이 타 과목보다 유독 나쁜 것을 안 담임이 부모에게「국사과목은 따로 과외를 받아 보충해야 할 것」이라며 학원을 추천해 영동학원에 다니게 됐다』고 밝혔다.
Y고 金모교사(42)의 경우는 더욱 충격적이어서 제자 李모군(17.2년)에 따르면 金교사는 李군의 부모에게 직접 학원수강을 권유,6개월 수강비 2천7백여만원을 일시불로 미리 내게 한뒤 학원측으로부터 소개비 1백80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李군은『담임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요즘은 학교수업만으론 안된다.대학보내려면 과외를 시키라」며「합격률이 높은 수도학원이 좋겠다」고 노골적으로 수강을 권했다』면서『학원에서 강사도 없이자습만 시켜 한달만에 그만두고 잔액환불을 요구했 으나 학원측은「돈 받은 사실이 없다」며 지급을 거절했다』고 말했다.한편 이들 교사들의 명단을 통보받은 서울시 교육청은 자체 진상조사후 전문적으로 소개비를 받은 교사의 경우에는 해임등 중징계할 방침이다. 〈姜贊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