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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장기홍 씨 북한 인권유린 폭로한 책 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91년11월 시베리아벌목장을 탈출,귀순한 張起洪씨(30.부천시거주)가 벌목장의 참상과 목숨을 건 탈출과정을 그린『울음보가터진 男子』를 출간해 화제가 되고있다.
〈사진〉 『울음보가…』는 남로당 출신이었다가 북한에서 망명해反북한운동을 벌이고있는 朴甲東씨(73.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상임의장)가 폭로한 탈주시도자나 규정위반자에 고문형구(족쇄)를 채운시베리아 벌목장안에서의 생활상을 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張씨는 이 책에서 자신이 러시아 하바로브스크 비르비드잔 북한의 벌목장에서 88년부터 3년간 벌목노동자로 종사하면서 직접보고 느낀 비참한 삶과,자유를 찾아 헝가리 부다페스트 한국대사관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벌목장에서 자행되는 북한의 인권유린행위를 고발하고 억압과 굶주림으로 시달리는 북한동포의 처절한 삶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張씨는 이러한벌목장의 진상을 폭로해 어려움에 처한 동포들이 구원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했다.
또 張씨는 시베리아의 북한 벌목장에는 탈주자를 비롯해 남한방송 청취자,서방세계를 동경하고 자유를 그리워하는 사상범을 감금해 무자비하게 고문할 수 있는 감옥들이 20여개나 있다고 폭로했다. 한편 책명『울음보가…』는 지금까지 배고파도 울지 못하고,보고싶어도 울지 못하고,참을수 없어도 울지 못하는 인간의 모든 감정이 제한됐던 벌목장 노동자가 이제는 자유를 민끽하고 고급 문화생활을 즐길수 있는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따온 것이라고張씨는 말한다.
현재 연세대 노어노문학과에 재학중인 張씨는 지난 5월 한국어린이선교학교 교사 朴香玉씨(23)와 결혼한 뒤 부천에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富川=鄭泳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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