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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방한 日 반핵 평화운동가 히로세 다카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일본의 反核.평화운동가 히로세 다카시(廣瀨隆.50)씨가 지난20일 방한했다.
히로세씨는『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란 책에서 美군수산업의 실체를 폭로하고 암으로 죽어가는 할리우드배우들이 핵실험의 피해자란 사실을 밝혔던 논픽션작가이기도 하다.
국내 반핵.평화운동가들과의 연대와 서울.광주에서의 강연이 이번 방한의 목적.
『일본과 한국의 전후세대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평화를 위한 새로운 교류와 연대를 만들어가야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히로세씨는 작년봄 日本國會가 PKO파병을 승인한 이후 일본의 양심적지식인들과 함께「아시아시민의 회의」를 결성하고 현재 아시아각국을 돌며 민중차원에서의 아시아평화운동을 주창하고 있다.
『일본의 국제적 역할론을 주장하는 PKO파병 승인은 실제 일본의 방위비 증강과 연결돼 있습니다.이는 아시아에 새로운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냉전종식 이후 아시아가 군수산업의 주도국인 미국과 유럽에 의해 代理戰場化하고 있으며 PKO파병도 그 한 예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일본의 호소카와(細川)정권 등장을 주목해야 합니다.호소카와총리는 과거 일본이 침략국가임을 인정해 아시아민중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지만 그 역시 크게는 일본의 군국화를 요구하는 정치그룹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히로세씨에 따르면 호소카와총리는 19세기말 가고시마영주였던 시마즈(島津)家에서 비롯하는 빅 패밀리의 일원이라는 것.뇌물혐의로 구속된 가네마루 신,미야자와 前총리,그리고 일본 신정치의 핵심인물인 오자와 이치로등이 모두 이 가문 출신 이다.
이들이 바라는 목표는 일본군수산업의 유지와 궁극적인 핵무장,일본의 쌀수입개방이며 따라서『호소카와정권이 일본 민중들의 정치변화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등장했지만 군국주의를 내세우는등본질적 변화는 없기 때문에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고 히로세씨는 주장했다.
히로세씨는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의학서적 번역일을 하면서 핵의 위험에 눈뜬후 81년 原電문제를 다룬『도쿄에 핵발전소를』을출간하며 논픽션작가겸 반핵운동가로 나섰다.평화운동차원에서 핵의위험과 무기상인들의 실체를 폭로하는 논픽션을 여럿 썼는데 존 웨인이 사막에서 영화촬영중 핵실험에 의한 방사능낙진 때문에 암으로 죽었다는 내용의『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는 영화산업을 정책차원에서 지원하는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출판이 금지되고 있다. 〈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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