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18> 고객이 떠나가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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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호 20면

잭 웰치(72·오른쪽)는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20년간 맡았다. 웰치의 아내인 수지 웰치(48·왼쪽)는 세계적 학술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냈다.

Q: 전통 있는 기업이 그동안 확보한 단골고객을 하나 둘씩 빼앗기고 있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끼며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편의시설을 확충할 뿐만 아니라 제품의 포장을 혁신적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할 때도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고품질 제품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도 단골이 자꾸 떠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 코네티컷의 리지필드서 칼 워런이)

“고객도 돈 벌도록 해줘야 합니다”

A: 예전에는 디즈니랜드의 최고급 입장권을 사주거나 럭셔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대접하면 거래처 고객의 마음을 붙들어 둘 수 있었습니다. 서로 배포가 맞으면 가격조건이 경쟁자보다 나빠도 단골고객의 마음을 붙잡아 둘 수 있었지요. 요즘 말로 표현하면 탄탄한 대(對)고객 관계를 구성하면 다 됐습니다. 고객의 바람과 불만을 귀담아듣고 제품이 고객의 필요에 얼마나 부응하는지 방문조사하며 불편함을 즉시 해결하는 일은 기본이었습니다. 10여 년 전까지 이런 노력이면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가격조건이 요즘만큼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동일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어 제품을 사고팔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은 고객 위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고객의 로열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로열티는 여전히 있습니다. 이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방법이 변하고 있을 뿐입니다.
 
기존 방식은 거래 빈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고객이 자주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썼지요. 반면 21세기에는 상호 이익증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존 방식을 따르면 저렴한 값에 질 좋은 제품과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됩니다. 이에 만족한 고객은 지속적으로 당신의 제품을 사고 꾸준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답합니다.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단골을 붙잡아 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쟁자가 등장한 순간 도로아미타불이 됩니다. 이전까지의 거래관계는 한순간에 없던 일이 되고, 당신은 그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쳐야 했습니다.
 
그러나 상호 이익에 초점을 맞추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당신과 고객이 서로 이익을 위해 헌신하면 거래 빈도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당신은 가격과 품질 등을 기준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훨씬 더 포괄적인 방법으로 고객을 만족시켜 주십시오. 더 높은 생산성과 빠른 배송 시스템, 다른 경쟁자가 범접할 수 없는 혁신적인 제품 등을 공급해 고객의 재고 부담을 줄여줘 고객이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당신이 어떤 경쟁자도 흉내 낼 수 없는 유·무형의 이익을 고객에게 제공하면 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당신은 고객의 마음을 오랜 기간 붙잡아 둘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신은 “우리도 하고 있어요”라고 강변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경쟁자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객의 마음을 붙들어 놓았나요? 당신의 서비스 덕분에 단골손님이 수지 맞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습니까? 아니면 당신의 고객에게 눈독 들이는 경쟁자를 물리쳤습니까? 당신은 ‘예’라고 대답하기 힘들 것입니다. 수많은 단골고객이 떠났겠지요. 당신이 제대로 고객의 이익을 위해 헌신했다면 그들은 멀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단골의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해주는 옛 속담이 있습니다. ‘내가 잘 해줘야 상대도 잘 해준다’는 속담이지요. 고객의 필요를 일시적으로 채워주는 게 아니라 고객의 이익을 위해 헌신할수록, 그들은 더 적극적으로 당신을 찾습니다. 물론 고객에게 헌신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상호 이익을 증대시키는 접근법도 미래 어느 순간에는 쓸모가 없어질 것입니다. 당신은 시장 변화에 맞춰 고객의 마음을 붙잡아 두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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