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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을 좀 더 가까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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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참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초등여름연수」(5∼7일) 현수막이 나붙은 대전의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연수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2백50여 국민학교 교사들의 뜨거운 열기와 의욕은 오전3시까지 토론이 이어지는 등 때마침 개막된 엑스포 열기와는 또 다른 흥분과 감동을 느끼게 했다.
「신나는 미술시간」「편견 없는 교사, 자유로운 아이들」「하늘, 바람, 돌, 들꽃」「어린이와 함께 책을 읽는 교사」「연극 속에서 만난 아이들」「어린이는 놀면서 자란다」「신나는 어린이세상을 위한 이야기 만들기」 등을 내걸고 어린이들에게 좀더 나은 교사가 되고자 이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한결같이 밝고도 진지한 표정들.
참교육에 대한 의지를 서로 확인하며 구체적 실천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이 연수를 마련한 것은 교육 문예창작 회, 놀이연구회「늚」, 서울 초등미술교과모임, 서울 어린이 연극교사모임「소꿉놀이」, 어린이 도서연구회, 전교조 여성 국, 참교육실천위원회 환경교육분과 등 거의 전·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교사모임들.
미술 연수에서는 박찬옥·최석태 교사 등 이 신나는 미술시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보기 위해 교사들 스스로 판화를 이용한 티셔츠도 만들어 보고 운동장에 큰 그림 그리기·만화 그리기 등의 실습도 하며 다양한 수업사례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성 평등 교육연수에 참가한 장혜옥씨 등은 교과과정에 나타난 성 차별적 내용을 찬찬히 분석해 보고 교사들 스스로 무의식중에 조장해 온 성 차별적 태도나 언어에 대해 반성하는 등 시종 열띤 분위기. 학교에 손님이 오면 수업중인 여교사를 불러내 차 시중을 들게 한다거나, 남자어린이들에게는 공기놀이나 걸레청소를 못하게 하는 등 어이없는 성차별 사례들을 반성했다. 성차별 없는 교과서 만들기, 칭찬과 나무람의 기준을 남녀 어린이에게 똑같이 적용하기, 남녀교사들의 일하는 모습이 어린이들에게 고정된 성 역할로 비쳐지지 않도록 노력하기 등도 다짐했다.
환경교육 연수는 환경문제 전문가들의 강연 외에도 교사들 스스로 무공해비누를 만들어 보고 자연관찰로 수질오염상황을 알아보는 방법 등을 익혔다. 오는 95,96년부터 적용될 제6차 교과과정에서 환경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의견을 나누고, 방학숙제·공동조사·놀이·전시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실제 환경교육 사례들도 다양하게 제시돼 눈길.
독서지도 및 글쓰기교육 연수는 조월례씨 등 이 좋은 책 고르기, 효율적인 학급문고 운영, 기존의 동화를 새로 써 보기, 그림책 만들기, 유적답사 후 벽 동화 쓰기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어린이연극과 놀이지도 연수 참가 교사들은 어린이들의 좀더 신나는 학교생활을 도울 수 있는 각양각색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털어놓았다.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는 요즘어린이들의 놀이문화 현주소를 점검하면서 신바람과 공동체의식을 함께 심어 줄 수 있는 새로운 놀이 및 전래놀이를 새롭게 변화시킨 놀이들을 서로 제시하고 직접 노래하고 손뼉치며 온몸으로 부닥쳐 보는 모습들이 「타고난 선생님들」임을 새삼 실감케 했다.
한편 이 연수에는 현직 교사들 외에도 교육대학을 졸업한 뒤 미처 발령 받지 못한 예비교사 및 사랑하는 어린이들 곁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전교조 해직교사들도 상당수 참가해 참교육을 위한 최선의 방안들을 또 다른 측면에서 되새겨 보게 했다.<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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