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염경중 영어캠프에서 영국인 원어민 교사 사이먼이 이성주.허현.금지윤양(왼쪽부터)과 함께 'Listening and Speaking'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동영상 tv.joins.com[사진=김태민 인턴기자]
방학 중 초.중.고교에서 운영하는 '공교육 영어캠프'가 인기다. 대학이나 사설학원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비해 수업료가 싼 데다 수업 내용도 알차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올여름 서울에서 영어캠프를 진행한 학교는 ▶초등 137개교▶중등 32개교▶고등 9개교로 총 178개교다. 지난해 참가 학생은 연간 4000여 명이었지만 올해는 여름방학에만 9700여 명이 캠프에 참가했다. 원어민교사 320여 명과 영어교사 430여 명이 투입됐다.
◆학원에는 없는 '팀 티칭'의 힘=염경중 영어캠프 강사진은 미국인 마이클(47), 영국인 사이먼(33) 등 네 명의 원어민 교사와 노경희씨 등 이 학교 영어교사 세 명으로 구성된다. 한국인 교사도 역시 영어로만 말한다. 수업 지도는 원어민과 한국인 교사가 팀을 이뤄 진행한다. 110명의 학생이 네 개 반으로 나뉘어 매일 네 시간씩 수업을 듣는다. 듣기.말하기.읽기.쓰기의 모든 과정을 원어민 교사가 진행한다.
이민형(중2)군은 "원어민 교사만 수업할 때는 우리끼리 한국말로 떠들기도 했다"며"학교 선생님이 들어오니 수업 태도도 차분해지고, 못 알아듣는 대목은 쉬운 영어로 보충해줘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 교사는 "지난해 원어민에게만 강의를 맡겼더니 의사소통과 교수 방법의 문제로 교실 분위기가 산만했다"며 "정규 교사도 들어가 감독하니 수업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양주(45)씨는 "학교에서 하는 캠프니까 직접 찾아와 들여다 볼 수도 있어 안심이 된다"며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선생님과 상담할 수 있어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저렴한 수업료=3주간 진행되는 염경중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학부모가 낸 수업료는 5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지자체(강서구청)가 지원한다. 영어캠프 프로그램은 학교별로 3일~3주간 합숙하는 프로그램에서 매일 나가는 것 등 다양하다. 수업료는 장기 합숙 프로그램이라 해도 1인당 50만원을 넘지 않는다. 국내 대학이나 사설업체의 합숙 영어캠프는 200만~300만원이 든다. 강사의 수준도 보장된다. 염경중의 사이먼은 교사 자격증인 CELTA(Certificate in English Language Teaching to Adults)를 취득한 뒤 줄곧 이 학교 방과 후 수업을 맡았다.
이런 영어캠프를 모든 학교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원어민 교사를 늘려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직접 채용한 원어민 교사는 4월 현재 270여 명에 불과하다. 개별 학교가 확보한 원어민 교사를 포함해도 560여 명밖에 안 된다.
배노필 기자, 김익환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