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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배우는'ENGLISH' 캠프 인기 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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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강서구 염경중 영어캠프에서 영국인 원어민 교사 사이먼이 이성주.허현.금지윤양(왼쪽부터)과 함께 'Listening and Speaking'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동영상 tv.joins.com[사진=김태민 인턴기자]

"영어학원도 따로 다니는데 한국인 선생님이 가르쳐요. 외국 선생님은 여기서 처음 봤어요." 서울 강서구 염경중(교장 주윤수) 2학년 박대헌군은 방학인데도 매일 학교에 나간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어캠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박군은 "학원에 가면 다른 학교 애들이 많아 어색한데 여기서는 다 아는 친구들이라 영어를 못해도 창피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틀리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원어민 선생님과 얘기를 나눈다는 것이다.

방학 중 초.중.고교에서 운영하는 '공교육 영어캠프'가 인기다. 대학이나 사설학원에서 운영하는 캠프에 비해 수업료가 싼 데다 수업 내용도 알차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다. 올여름 서울에서 영어캠프를 진행한 학교는 ▶초등 137개교▶중등 32개교▶고등 9개교로 총 178개교다. 지난해 참가 학생은 연간 4000여 명이었지만 올해는 여름방학에만 9700여 명이 캠프에 참가했다. 원어민교사 320여 명과 영어교사 430여 명이 투입됐다.

◆학원에는 없는 '팀 티칭'의 힘=염경중 영어캠프 강사진은 미국인 마이클(47), 영국인 사이먼(33) 등 네 명의 원어민 교사와 노경희씨 등 이 학교 영어교사 세 명으로 구성된다. 한국인 교사도 역시 영어로만 말한다. 수업 지도는 원어민과 한국인 교사가 팀을 이뤄 진행한다. 110명의 학생이 네 개 반으로 나뉘어 매일 네 시간씩 수업을 듣는다. 듣기.말하기.읽기.쓰기의 모든 과정을 원어민 교사가 진행한다.

이민형(중2)군은 "원어민 교사만 수업할 때는 우리끼리 한국말로 떠들기도 했다"며"학교 선생님이 들어오니 수업 태도도 차분해지고, 못 알아듣는 대목은 쉬운 영어로 보충해줘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 교사는 "지난해 원어민에게만 강의를 맡겼더니 의사소통과 교수 방법의 문제로 교실 분위기가 산만했다"며 "정규 교사도 들어가 감독하니 수업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양주(45)씨는 "학교에서 하는 캠프니까 직접 찾아와 들여다 볼 수도 있어 안심이 된다"며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선생님과 상담할 수 있어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저렴한 수업료=3주간 진행되는 염경중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학부모가 낸 수업료는 5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지자체(강서구청)가 지원한다. 영어캠프 프로그램은 학교별로 3일~3주간 합숙하는 프로그램에서 매일 나가는 것 등 다양하다. 수업료는 장기 합숙 프로그램이라 해도 1인당 50만원을 넘지 않는다. 국내 대학이나 사설업체의 합숙 영어캠프는 200만~300만원이 든다. 강사의 수준도 보장된다. 염경중의 사이먼은 교사 자격증인 CELTA(Certificate in English Language Teaching to Adults)를 취득한 뒤 줄곧 이 학교 방과 후 수업을 맡았다.

이런 영어캠프를 모든 학교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원어민 교사를 늘려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직접 채용한 원어민 교사는 4월 현재 270여 명에 불과하다. 개별 학교가 확보한 원어민 교사를 포함해도 560여 명밖에 안 된다.

배노필 기자, 김익환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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