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도약의 계기 되길(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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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새로운 도약에의 길」을 표어로 내건 대전엑스포가 6일 개회식을 갖고 7일부터 93일간의 일반공개에 들어간다. 4년여의 준비 끝에 개막된 대전엑스포에는 국내기업들은 물론 세계 1백8개국이 참가해 자신들의 미래 설계를 펼쳐보인다.
엑스포 개최결정이 국력 낭비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으나 이제 대부분의 나라들이 참여한 국제행사로 공인된만큼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따라서 박람회 개최기간중 질서있는 운용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기를 우선 강조한다.
석달여에 걸쳐 내외국인 1천만명이 북적거릴동안 이들의 이동·숙박 등이 모두 불편없이 진행되려면 전 국민이 스스로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서울 올림픽을 성공시킨 정신이 다시 한번 발양돼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전엑스포는 무엇보다 문화·과학기술·경제올림픽이라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 때문에 각국이 경쟁적으로 내보이는 선진 문물에 우리의 의식이 한발짝 더 다가가야만 엑스포를 주최한 진정한 효과를 얻게 된다. 결코 한마당의 잔치로 끝나서는 안될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16개 엑스포 전시관에는 각국이 소개하는 자신의 역사는 물론 미래에의 꿈을 담은 최첨단 과학기술 전시물들이 그득하다. 자기부상열차·무인비행선 등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발명품들도 많다.
전시장을 둘러보는 청소년들의 눈망울에 미래에의 동경이 아롱지고,머리에는 탐구를 위한 상상력이 넘쳐 흐르면 엑스포는 성공하는 것이다. 성인들은 그들대로 인류생활과 산업·기술발전의 미래상을 폭넓게 이해하게 되면 그것대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엑스포 개최로 4조원이상의 생산유발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인데,만약 이대로 된다면 개최비용 1조7천억원을 건지고도 남는다. 또 22만명이 새 일자리를 얻게되고 신기술에 대한 이행 등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런 모든 효과는 엑스포라는 이 기회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얻어질 수가 있는 것이지 단순한 1회성 이벤트로 치부할 때는 아무 것도 남을 것이 없다.
지금 우리 경제는 기술개발 드라이브로의 전환이 늦어져 선진국 진입의 가능성이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또 단기적으로 새 정부의 신경제가 잘 효력을 발생할지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 이 시기에서의 엑스포 개최는 진정한 도약의 길을 여는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
엑스포의 성공을 담보하는 길은 현재의 기술답보·경제침체를 벗어나는 길이 어디에 있는가를 세계가 제시한 미래에의 설계를 통해 암시를 얻는데 있다. 조직위는 물론 엑스포를 관람하는 모든 국민들이 이 점을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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