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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대학 혹문 대학 강어』 박완식 편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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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주 우석대 박완식 교수(42·국문학)가 『대학』의 주석, 주희의 『대학성문』그리고 명나라 유학자와 국내 학자간에 『대학』의 해석을 놓고 토론한 『대학청어』의 번역을 한데 묶어 『대학·대학혹문·대학 강어』를 펴냈다.
유교경전에 주석을 달거나 그 주석을 연구하는 일은 경학의 기본으로 전통유가들의 가장 중요한 학문장르였다. 그러나 근세이후 경전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면서 경학연구는 물론 체계적인 주석사가 이뤄진 일은 거의 없었다. 다만 수십여종에 이르는 국내 『대학』번역본에서 번역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중국과 한국, 그리고 근세일본의 연구자료들이 이용되는게 고작이었다.
박 교수는 『대학』주석에서 시대마다 철학과 사상의 변천 속에 경전해석이 조금씩 달라지는 주석사 검토를 시도해 이 방면에 새로운 연구의 장을 열어 보이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대학』주석에서 주자학의 조종인 주희의 주자주를 기본으로 왕양명의 주석, 그리고 다산 정약용이 지은 『대학공의』주석을 나란치 비교해 주자학과 양명학, 실학이 보인 경전해석상의 차이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학』은 원래 서기전 1세기 무렵 한나라 때 유학자 대성에 의해 정리·편집된 『소대례기』49편중 제42편의 편명. 『예기』는 육조를 거쳐 당대에 과거제도가 확립되면서 선비들의 필수교과서가 되었다.
송대에 들어 정이천이 『대학』의 중요성을 드러내 알림으로써 유가의 기본경전으로 자리잡게 됐고 그후 성리학의 집대성자 주희는 역대의 학설을 통합해 대학의 장과 구를 나누고 이를 자신이 편찬한 『사서집주』에 넣어 사서의 하나로 추숭하기에 이르렀다.
『대학혹문』은 주자가 『대학장구』를 지은 뒤 문답형석으로 선인들의 여러 설을 대비·검토하면서 상세한 해설을 붙인 책이다. 또『대학강어』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원군을 따라온 유학자 송응창이 국내의 이정귀·황신·유몽인 등과 함께 강론을 벌이며 주자학과 양명학의 차이를 대비·토론한 내용을 담고있는 진귀한 저작이다. 두 책 모두 우리말로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편역자 박완식 교수는 한문학을 전공한 고전문학 연구자로 지난80년대 말 전주대에서 완역된 다산의 『여유당전서』번역을 주도했다. <윤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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