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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초에 몰리는 근로자 집단휴가/산업공동화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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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부 “분산유도방침”무색/구로공단은 70% 일손놔
전종업원에게 동시에 일제 휴가를 실시하고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기업체가 크게 늘어나 휴가철 산업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일제 휴가는 대기업체가 실시하면 협력업체·부품업체도 따라서 실시되는 파급확산으로 피서지의 교통체증·소비향락풍조뿐 아니라 각 기업의 상품 제조·판매가 일시에 멈춤으로써 물류비상을 초래하게 된다.
정부는 이같은 경제·사회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각 기업체에 분산휴가를 권장하고 있으나 불경기 등의 원인으로 올들어 오히려 일제 휴가업체가 급증,정부의 지도방침을 무색케하고 있다.
서울 구로공단과 경기도 부평·주안공단의 경우 휴가 피크기간을 지난달 30일부터 5일까지 전체 4백49개 업체중 69.9%인 3백14개업체가 이 기간에 일제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구로공단의 경우 지난해 전체 2백75개업체중 62.8%인 1백72개 업체가 같은 기간에 일제 휴가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7%가 늘어났다.
또 울산 현대자동차·중공업·전공·중전기·강관과 한국프랜지 등 6개 현대계열사도 7월31일부터 7일까지 일제히 휴가를 실시하고 있고,현대장동차·중공업의 5백60여개 협력업체중 5백여개 업체도 따라서 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경남 창원공단의 경우 전체 3백16개업체중 2백44개업체가 이번주중 일제휴가를 실시하고 있고 경북 구미공단도 2백76개업체중 2백54개업체가 역시 이번주중 공장가동을 중단한채 휴가에 들어갔다.
이와함께 올들어 각 기업체의 휴가일수도 늘어나 3일이내 단기휴가를 실시하는 업체는 구로공단의 경우 지난해 50개업체에서 올해 단지 5개업체로 줄어들고 4일이상 실시하는 업체는 지난해 1백95개업체에서 2백57개업체로 늘어났다.
업체들은 이처럼 일제휴가를 실시하는 것은 ▲근무분위기를 해이하게하는 휴가의 파급효과를 줄이고 ▲부분적인 제조라인 중단보다는 전체적인 제조라인 중단이 오히려 경제적이며 ▲휴가기간중 교통체증이 심해 상품유통의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기업체의 공장중단은 협력업체나 부품업체 등 관련업체 공장중단으로 이어져 상품의 제조·판매·유통이 일시에 중지되는 물류비상이 가중되고 이같은 현상은 최근 불경기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정부는 각 기업체에 분산 휴가를 권장하고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국무총리 훈령으로 공무원들부터 7월15일에서 8월15일까지는 휴가기간을 엿새에서 사흘로 단축해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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