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폐유 보일러에 다시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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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선박에서 나오는 폐유를 유화·여과방식을 통해 선박의 보일러연료로 재생해 내는 장치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돼 학계·선박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한국해양대 선박운항학과 배종욱 교수(46)연구팀은 선박 폐유를 보일러용 연료로 재생해 내는 「선박 폐유 유화장치」를 최근 개발, 시범생산까지 마쳤다.
선박 폐유는 목욕탕 등에서 나오는 것과는 달리 진흙처럼 진득진득한 고체에 가까운 물질이어서 소각처리 할 경우 심한 매연으로 대기오염 우려가 큰데다 막대한 처리비용이 들어 선박업체마다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선박 폐유 유화장치가 개발됨으로써 소각처리나 무단 투기에 따른 바다·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게 되고 처리비용도 크게 절감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됐다.
선박 폐유는 현재 해양오염 방지법에 따라 육상 폐기물처리업자에 위탁, 육상에서 소각 처리하거나 선박 내에 설치된 선박내 소각기에서 소각 처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소각기의 성능이 좋지 않아 대기오염이 심한데다 처리속도도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 대부분의 선박업주들이 소각기를 설치만 해놓고 가동하지 않은 채 폐유를 몰래 버리거나 불법 매립해 왔다.
실제로 1만5천t급 선박이 선박 폐유 유화장치를 설치, 가동할 경우 환경오염 방지는 물론 연간 2천7백39만원의 이득을 얻게된다.
이 규모의 선박이 연간2백일 운항한다면 나오는 폐유는 연간 1백50만t 가량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공해 상에서 조업하던 선박들 대부분이 폐유를 해상에서 자체 소각기로처리하지 않고 다시 육지로 가져와 처리했기 때문에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선박 폐유 재생처리(유화장치)는 슬러지·수분·고형물로 구성된 폐유를 ▲균일하게 혼합하고 ▲슬러지를 분쇄한 뒤 ▲미세 여과 ▲고형물 분리작용 등 4단계를 거쳐 수분을 없애고 남는 슬러지·고형물로 보일러 연료를 만드는 방식이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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