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 가져와 영화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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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폐건전지나 우유팩을 가져오는 학부모와 어린이들만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가 28일 만화영화인『마법의 열쇠』를 무료 상영한 서초 구민회관 앞에는 폐건전지와 우유팩을 든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는 서초구청이 이날 세 차례에 걸쳐 영화를 상영하면서 폐건전지와 우유팩을 갖고 온 어린이들만 입장시켰기 때문.
매달 한번씩 만화영화를 보여주고 있는 서초 구청은 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환경보전과 자원 재활용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하룻동안 영화를 관람한 3천여명의 어린이와 학부모가 갖고 온 폐건전지와 우유팩은 모두 3만여개로 2t분량.
반상회 등을 통해 1인당 5개정도의 폐건전지나 우유팩을 가져오라고 알린 서초구청측은 예상보다 2배정도 많은 분량이 보이자 구청직원들이 이를 분리·수거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구청측은 이렇게 수거한 폐건전지와 우유팩을 자원 재생공사에 판매한 뒤 그 수익금으로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할 방침이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초구청 임일영 공보주임(45)은『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주민호응이 좋고 교육 효과도 높아 영화상영 때마다 이 같은 수거작업을 계속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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