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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국악 배우기 구슬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국립 국악원에 외국 음악인들의 국악강습 열기가 한창이다. 국립 국악원이 19일부터 오는8월28일까지 6주간 외국 음악인·음악학자를 대상으로 열고있는 국악 특별강습회에는 미국 음악인 9명이 한 클래스를 이뤄 참가, 매일·우리 음악을 배우는데 여념이 없다. 국립 국악원의 특별 강습 계획에 의해 외국인들이 단체로 참가해 체계적인 국악강좌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저명한 작곡가이자 더블리드(피리)연주가인 조제프 첼리씨를 비롯, 조너선크레이머(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음악과)·데보라 매스터슨(하와이대 언어학과)교수 등도 이 국악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첼리씨가 처음 제안해 성사된 이번 국악 강좌에는 미국 내에서도 지원자가 많아 치열한 경쟁 끝에 한국음악에 대한이해 정도에 따라 참가자가 선정됐다는 얘기다.
국악원 측에서는 이들에게 남도민요(강사 강정숙)·경기민요(강사 이금미)등 성악과 사물놀이, 장구는 합동강의하고 가야금 등 그 밖의 각종 악기는 국악원 강사·국악 전문가들의 개인 레슨을 통해 배우도록 하고있다.
애초엔 강습기간이 짧아 실효성이 의문시되기도 했으나 이들이 주어진 시간동안 되도록 많은 것을 습득하려는 대단한 열의를 보이고 있어 강사들조차 놀라고 있다.
강사들은『원래 동양음악에 조예가 깊은 연구자들이라 보통 사람들에 비해 국악에 대한 이해도가 몇배는 빠른 것 같다』며『영어 소통이 완전하지 못해도 인류의 공통어인 음악으로 서로를 쉽게 이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특별강좌의 강습료는 첼리씨와의 협의에 따라 국악원이 부담하고 체제비와 여행비는 수강자 자신들이 부담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이 같은 강좌가 우리 음악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 강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국악을 세계로」사업의 일환으로 정규적인 외국인 국악강습 과정을 마련할 방침이다.<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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