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사립학교 대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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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중국에 「자본주의 방식」을 도입한 사립학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초 사천성에서 개교한 한 사립국민학교는 권위 있는 교사진과 우수 졸업생에 대한 미국 유학주선, 10만권 장서의 도서관과 에어컨·카핏·컴퓨터시설 등 최신교재를 사용한 교육을 자랑하고 있다.
문제라면 천문학적 액수의 학비. 학생 1인당 우선 학교건설비로 1만8천위안(약2백70만원)이상, 그리고 학기마다 영양생활비 1천8백위안 등 4천2백위안을 납부해야 한다.
이처럼 엄청난 학비가 드는데도 첫 입학생 1백62명모집에 3백명 가까이 모이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또 등교 첫날 통학버스가 있는데도 2백50여대의 자가용이 교정을 뒤덮었다. 학교건설비도 서로 재력을 자랑하듯 수십만위안을 내놓는 학부모들이 줄을 이었다. 이들 학부모의 60%는 개혁·개방으로 떼돈을 번 졸부들로 중국의 1자녀갖기 정책 때문에 하나뿐인 자식을 위해 돈을 물쓰듯하는 것이다.
사립학교 교원 대우도 파격적인 것은 물론이다. 국립학교원이 월2백∼3백위안을 받는데 반해 이들의 월급은 최소 3천∼4천위안에다 아파트까지 제공된다. 국립학교의 우등생 수준이 사립학교에서는 낙제수준을 겨우 면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사립학교인기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사립소학교는 주로 지방에서 먼저 번창하기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7월 현재 사립학교는 소학교 6백55개, 중·고교 55개, 대학교17개로 대부분이 상해·절강·사천·호남일대에 분포하고 있다. 북경에는 오는 9월 신학기를 맞아 사립소학교 1호가 개교될 예정이다.. 이는 북경의 개방속도가 남쪽 지방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한편 북경의 유명대학들도 과거 국가에서 「먹여주고, 입혀주고, 잡비까지 주던」방식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으며 자비대학생들의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북경소재 대학의 경우 공비생들의 부담이 지난해 대개 3백위안 수준에서 올 들어 5백∼8백위안으로 올랐다.
중국 교육은 이제 교육수혜자 자신의 부담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귀족학교」가 등장하면서 자본주의 방식의 개편과정을 걷고 있다. 【북경=전택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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