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중섭 정신질환 있었다|한국임상예술학회 토론회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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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천재화가」이중섭은 정신질환을 앓았음에 틀림없다는 결론이 정신과 의사들로부터 내 려졌다. 한국임상예술학회(회장 이근후)발족 11주년을 기념한 「93국제학술심포지엄」의 일환으로 17일까지 녹색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인간·예술, 그리고 무의식의 세계Ⅱ」전 관련 토론회에서 내려진 결론이다.
7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에 걸쳐 진행된 「화가 이중섭의 작품과 정신세계」에 대한 토론회에는 이중섭씨를 55년 8월부터 12월까지 치료했던 유석진씨(74·베드로병원장)를 비롯, 이부영(서울대의대)·곽용숙(국립정신병원)·김종주(인천 기독병원)·이규동(개업의)씨 등 정신과 의사들이 참여했다.
이날 특히 주목을 끈 것은 유석진씨의 공개 증언.
당시 이중섭은 극심한 거식증으로 몸이 쇠약해져 맥이 잘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고 유씨는 회고했다.
따라서 코를 꽉 쥐어 입을 벌리는 순간식도에 미음을 집어넣거나 링게르로 연명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토론 참가자들은 이중섭의 그림에 대한 정신과적 분석을 통해 어머니 등 가까운 이와의 접촉에서의 문제(동그라미 콤플렉스·이규동씨), 스스로에 대한 억압(흰소·곽용숙씨) 등 정신질환자의 특성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중섭은 정신질환을 앓았음이 틀림없으며, 정신병은 여타 질환과 같은 하나의 병일 뿐으로 예술세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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