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평범한 식생활」이 성공 다이어트 비결|박용우<고려병원 가정의학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비만치료 식이요법은 칼로리 섭취의 제한이 기본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하루 에너지 소비량보다 적게 먹어야 하고, 둘째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셋째 환자가 받아들여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하는 것이다.
정상인이 하루 필요한 에너지는 체중, 활동 량에 따라 다르나 대략남자 2천1백∼2천5백h1,여자 1천6백∼2천kal정도다. 이보다 적게 섭취하면 당연히 체중이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상성인의 하루 최소필요열량인 1천2백kal 이상 섭취하지 못하면 신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분해돼 영양분으로 이용된다. 이때 단백질 손실이 생겨 대사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또 총 섭취 량을 줄이려다 보면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해 여러 가지 영양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섬유질 식품이나 고 탄수화물 또는 고 단백질 식품 중 어느 하나만 편중 섭취하면 상대적인 영양결핍증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체중조절식품들 가운데 4백∼8백kal의 낮은 칼로리에 특정 성분이 강조되어 있는 제품들이 많은데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들과 달리 병적인 비만 인이 훨씬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식이나 극심한 열량제한 식 이가 남용되는 듯하다. 더구나 비만 축에 들지도 않는데 자신의 체중에 만족하지 못하고 억지로 더 줄여 보려는 이들이 많아 되레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건강장애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임을 우선 알아야 한다.「담배를 6주간 끊어 보겠다」는 말이 의미가 없듯이「3주 또는 6주 식이요법」역시 무의미하다. 짧은 기간 중 필사적인 단식이나 절식 등으로 체중을 줄였음에도 식이요법이 끝나면서 다시 체중이 늘기 시작, 결국 실패하거나 심하면 역효과까지 나는 경험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결국 체중조절 식이요법의 요체는 평생 지속할 수 있는「평범한」방법 속에 있는 것이다. 보편적인 식이요법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절대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살찌기 쉽다. 둘째 전체 식사 량을 조금씩만 줄인다. 평소 식사 량에서 3∼4숟가락만 덜 먹는다. 셋째 편식하지 않는다. 많은 종류의 음식을 조금씩 먹는 것이 바람직한 식사법이다. 넷째 간식을 피한다. 간식 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방으로 고 열량을 내는 것이 많다. 다섯째 물을 많이 마신다. 물은 열량이 없을 뿐 아니라 공복 감을 해소한다. 무리한 방법은 실패하기 쉽다. 건강증진은 생활 속에 스며들어 실천하는데 있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