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암살 음모 개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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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월 걸프전 기념식에 「폭탄차」돌진 전도/실패땐 명박수여식때… 자살공격 계획도
빌 클린턴 행정부가 이라크정부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암살 계획에 대한 정보를 쿠웨이트 정보당국으로부터 처음 입수한 것은 지난 4월20일.
쿠웨이트 보안당국이 미국측에 넘긴 정보의 골자는 걸프전 승전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4월14일부터 16일까지 쿠웨이트를 방문했던 부시를 이라크 정부가 현지에서 암살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쿠웨이트 보안당국은 이라크국적인 16명을 검거하고 이들이 소지했던 1백㎏의 폭탄 및 수류탄 등도 증거물로 확보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미 중앙정보국(CIA)은 쿠웨이트 현지경찰의 협조을 받아 부시 암살계획의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미국측은 이라크 중앙정보부(IIS)가 부시의 스케줄에 맞춰 3단계 암살 음모를 꾸몄다는 확증을 잡았다.
이 3단계 계획은 먼저 공항에서 원격조종 차량폭탄으로 부시를 암살한다는 것이었고 실패할 경우에는 부시가 명예박사학위를 받기로 돼 있던 극장주변에서 살해한다는 것이었다. 이라크 요원들은 두 계획이 모두 실패로 돌아갈 경우 폭탄벨트를 착용한 자살공격조를 투입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
미 백악관의 발표에 따르면 부시암살에 사용될 차량폭탄은 지난 4월12일밤 도요타 차량에 숨겨져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을 넘어 이동했다.
이 차량 폭탄은 91년 터키에서 이라크 테러조직들로부터 압수된 것과 유사하며 살상 반경이 4백m로 파괴력이 뛰어나다.
현재 쿠웨이트에서 재판받고 있는 혐의자들의 진술 내용도 이라크 정부의 배후조종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핵심인물로 알려진 왈리 알가자일과 라드 알아사디가 진술한 부시암살 작전이 정확하게 일치했다고 미 연방수사국은 밝히고 있다.<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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