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보다 재테크/전년보다 2조 더빌려 채권등 사들여/1분기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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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은 자금순환 동향
지난 1·4분기중 돈이 넉넉하게 풀리고 금리도 낮아지자 우리 기업들은 돈은 잔뜩 빌려다 놓은채 실제로 투자는 별로 하지않고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맡기는 식으로 돈놀이를 많이 했다. 새 정부 출범이후 부양성 경기대책이 바로 나와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정권교체기여서 어수선한데다 사정바람까지 불기 시작하자 기업들이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기업들의 외부자금 조달증가액이 13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보다 2조원이 많았다.
그러나 기업들은 빌린 이 돈을 곧바로 투자로 연결시키지 않고 수익률이 낮아진(값이 오른) 금융채 등 채권을 사들이거나 투신사의 수익증권에 맡겨두는 식으로 운용함으로써 금융자산 운용규모 증가액이 4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보다 2조1천억원이나 더 늘어났다.
이는 올 1·4분기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1·4분기(7,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설비투자 증가율도 마이너스 10.1%(지난해 1·4분기 8.5%증가)로 부진한 실물경제의 흐름이 자금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증가율이 5.5%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된게 반영돼 개인의 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잉여자금규모도 지난해(5조원)보다 5천억원이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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