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5국 역전 때 승리 예감"-제27기 왕위전 타이틀 방어 유창혁 6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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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번 도전기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내내 반 집이나 한 집 반으로 이긴 경우가 많았거든요. 어쨌든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왕위 타이틀을 방어해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
11일 제27기 왕위전(중앙일보주최)결승 제6국에서 도전자 조훈현 9단을 물리치고 타이틀을 방어한 유창혁 6단은 오랜만에 얼굴에 홍조를 띤 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유 왕위와의 일문일답이다.
-오늘 바둑에 대해.
『상변 흑 집이 확정되었을 때 승리를 확신했다. 조훈현 9단의 체력에 약간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우승까지의 최대 고비는.
『계속 힘들었다. 특히 제4국과 5국에서 반 집으로 역전승할 때가 이번 승부의 고비였던 것 같다』
-기풍이 변했다는 평가인데….
『지난해까지 불확실한 공격 위주로 바둑을 꾸려나가 승률이 무척 나빴다. 올해부터 모험을 줄이고 확실한 쪽으로 승부를 하고 있는데 의외로 승률이 좋아 만족스럽다』(유 왕위는 현재프로 기사 중 승률1위다).
-체력이 약하고 끈기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
『올해부터 단전호흡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술을 끊었는데 체력이 좋아졌다. 예전에 비해 마음이 안정된 탓인지 덜컥 수도 거의 없어졌다. 그러나 최근 승률이 좋다보니 이틀에 한번씩 대국을 치르게 되어 몸은 피곤한 편이다』
-올해의 목표는.
『현재 4∼5개의 기전에서 도전 권을 얻을 희망이 있다. 도전 권을 반드시 얻어 이창호 6단과 좋은 승부를 펼쳐 보이고 싶다』
-한국바둑이 세계 4대 기전 중 3개를 휩쓸고 있는데 한국바둑의 장래를 어떻게 보는가.
『현재 충암 출신의 10대 기사들이 엄청나게 강하고 계속 세지고 있어 한국바둑의 장래는 대단히 밝다고 생각한다. 함께 연구하는 풍토가 조성된 것이 기력향상에 큰 힘이 되고 있다.충암출신 기사들은 앞으로 한국바둑의 중추적 힘이 될 것 같다』 <박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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