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런 "본즈 756호, 위대한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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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통산 756호 홈런을 친 본즈가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뒤로 그의 신기록을 축하하는 화면이 홈 구장인 AT&T파크 전광판을 수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신기록은 결국 홈 구장에서 작성됐다. 샌프란시스코의 홈팬들은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통산 756호 홈런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본즈는 5회 말 볼카운트 2-3에서 내셔널스 선발투수 마이크 배식의 7구를 날카롭게 걷어 올렸다. 타구는 우중간을 향해 뻗어 갔고 홈런을 예감한 본즈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139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새로운 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타구 낙하지점 근처는 홈런 공을 잡으려고 달려든 관중으로 아수라장이 됐고, 본즈는 축하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천천히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31년간 갖고 있었던 개인통산 홈런 기록을 본즈에게 내준 행크 에런(63.755개)은 영상 축하 메시지를 통해 "이것은 기술과 오랜 선수 생활, 결단력을 필요로 하는 위대한 기록이다. 나는 홈런 기록을 33년(베이브 루스의 714개를 추월한 1974년 이후)이나 누려 왔다. 배리와 그의 가족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전했다.

대부인 윌리 메이스(통산 홈런 660개.역대 4위)와 포옹을 나눈 본즈는 마이크를 잡고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감사한다. 아버지에게 모든 영광을 드린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의 아버지 바비 본즈는 4년 전 타계했다. 개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9일을 '본즈 데이'로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선 여전히 냉담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인터넷을 통해 실시한 '누가 진정한 홈런왕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346명 중 행크 에런이라고 답한 사람이 64%였고, 본즈는 36%에 그쳤다. '본즈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80%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아니다'는 응답은 4%밖에 되지 않았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인터넷을 통해 '대기록은 인정하지만 위대함은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소속 전문가 7명은 '본즈의 기록은 약물이 만든 작품'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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